與호남의원 "국가장 예우 반대".. 靑유영민 "내부 논의 필요"

      2021.10.26 18:27   수정 : 2021.10.26 18: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별세했다. 여야 정치권에서 조의 메시지를 내고 있는 가운데 호남 지역구 여당 의원들이 국가장 예우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청와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절차에 따라 내부 논의를 거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평가가 갈리면서 정치권에서 국가장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예우에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국가장 논란이 예고됐다.


국가장 실시 여부는 행안부 장관 제청으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도록 돼 있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조오섭·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노태우씨의 국가장 예우와 국립묘지 안장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조오섭·윤영덕 의원은 "한 개인의 죽음 앞에 깊은 애도를 보낸다. 하지만 5월 학살 책임자 중 한 명으로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이란 이유만으로 국가장 예우와 국립묘지 안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가장은 법에 따라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 추앙을 받는 사람이 서거한 경우 장례를 경건하고 엄숙하게 집행하는 것'인데, 노태우 전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을 강제 진압한 책임자라는 것이다.

이들은 "노태우씨는 12.12 군사 반란으로 정권을 찬탈한 신군부 2인자로 전두환과 함께 5.18 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했던 책임자 중 한 명"이라며 "반란수괴, 내란수괴, 내란목적 살인 등의 협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을 받은 적 있는 중대 범죄자"라고 규탄했다.

조오섭·윤영덕 의원은 "국민이 용서하지 않고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국가장과 국립묘지 안장은 있을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 일부도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국가장 언급이 나왔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국가장 예우 대상인지에 대해 유 실장은 "현재로서는 국가장 대상이지만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영덕 의원이 국가장 예우 반대 의견이 있다고 하자, 유 실장은 "법만 두고 보면 사면, 복권, 예우 박탈 등을 국가장 제한 사유로 명시해놓지 않았다"면서 "국가장이 가능하지만 절차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유 실장은 이어진 질의에서 "이 자리에서 예단은 적절치 않다.
논의를 하도록 할 것"이라며 "여러가지 정무적 판단도 필요할 수 있을 것 같다. 절차에 따라 내부 논의를 하겠다"고 했다.


청와대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가운데 정치권이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어 국가장 예우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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