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영욕의 삶 살다 '보통사람' 노태우 떠나다
2021.10.26 18:22
수정 : 2021.10.26 21:31기사원문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이었던 노태우 전 대통령(89)이 26일 오후 별세했다. 노 전 대통령은 희소병인 소뇌위축증과 천식 등으로 오랜 병상생활을 해왔다. 최근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아왔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소영씨, 아들 재헌씨 등 1남1녀가 있다. 대통령 재임 기간은 1988년부터 1993년까지였다. 1932년생인 고인은 대구광역시 동구 신용동에서 태어나 육사 11기로 임관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는 육사 동기다. 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명암이 가장 뚜렷했던 대통령으로 불린다. 1987년 6월항쟁 이후 직접선거로 당선된 첫 대통령이었으나 12·12 군사쿠데타와 이듬해 5·17 내란을 주도해 전두환 신군부의 주축이라는 낙인으로 퇴임 이후 활동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 별세로 김대중 전 대통령(2009년), 김영삼 전 대통령(2015년), 김종필 전 국무총리(2018년) 등 3김과 함께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한 '1노 3김' 시대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장남 재헌씨는 최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하며 노 전 대통령을 대신해 직접 사과를 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유족은 성명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평소 "위대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족은 이어 "장례는 국법에 따라 최대한 검소하게 해주시길 바라셨다"며 "자신의 생애에 이루지 못한 남북한 평화통일이 다음 세대들에 의해 꼭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하셨다"고 전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