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소 부총재 "쌀 맛있어진 건 온난화 덕"...비판 확산에 총리가 '사과'

      2021.10.27 18:06   수정 : 2021.10.27 18:06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온난화 덕에 홋카이도의 쌀이 맛있어졌다"는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의 발언에 "적절하지 않았다"고 급히 진화에 나섰다.

아소 부총재는 지난 25일 이달 말 실시되는 일본 총선(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홋카이도 오타루시에서 자민당 후보를 위한 지원유세를 하던 도중, 이 지역의 명물인 홋카이도 쌀을 언급하며 "옛날에는 (홋카이도 쌀이) 골칫거리였는데 현재는 매우 맛있는 쌀이 됐다. 지구 온난화 덕분에 잘 돼 수출도 잘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온난화라고 하면 나쁜 것 밖에 생각하지 않지만 (홋카이도 쌀 등) 좋은 것도 있다"고도 했다. 이 과정에서 홋카이도 쌀 브랜드 '유메피리카'를 '고시히카리'로 잘못 말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이 나간 이후 "온난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에 귀를 의심했다"며 집권 여당 부총재로서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빗발쳤다. 일본 정부의 탈탄소 대책 추진에도 역행, 국제적으로도 논란이 될 발언이었다.


일파만파 논란이 확산되자, 기시다 총리는 지난 26일 BS후지에 출연해 "(아소 부총재의) 발언은 적절하지 않았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어 "관계자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맛있는 쌀이 됐다. 지구 온난화는 전 지구 차원의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아소 부총재는 지난해에는 일본의 코로나19 사망자 비율이 미국, 영국, 프랑스 등보다 낮다고 주장하면서 "일본 국민의 민도(民度)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우월주의적인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또 올해 4월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결정과 관련 "마셔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지난해 1월에는 "일본은 2000년간 하나의 민족"이라는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해당 발언은 아이누족을 별도의 민족으로 명기하는 정부 방침과도 어긋나는 데다, 국수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도쿄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지자 "저주받은 올림픽"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8년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 개최된다고 발표되자, "김정은이 낡아빠진 비행기로 와 봤자 싱가포르에 오기 전에 추락할 거다"라고 말한 바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