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융 슈퍼앱' 힘받는다… 투자자문업도 전체 상품으로 확대

      2021.10.28 18:15   수정 : 2021.10.28 18:15기사원문

금융위원회가 은행, 보험, 증권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에 나선다. 이에 따라 대형 금융사들의 플랫폼 전략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빅테크' 지원 사격에 나섰던 당국이 금융 규제 완화의 무게추를 기존 은행권으로 옮기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또 은행권이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유료 투자자문업을 허용하는 등 비금융 부수업무로도 은행이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는 은행 창구에서도 누구나 종합자산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시중은행들 슈퍼앱 '꽃길' 열렸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8일 취임 후 처음으로 5대 시중은행장과 인터넷은행, 지방은행 관계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은행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진옥동 신한은행장·허인 KB국민은행장·권광석 우리은행장·박성호 하나은행장·권준학 NH농협은행장·임성훈 DGB대구은행장·서호성 케이뱅크 대표와 김광수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그는 "그동안 빅테크, 핀테크가 금융분야에 진출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운을 뗀 뒤 "앞으로 금융혁신 과정에서 정부는 금융권과 빅테크 간 불합리한 규제 차익이 발생하지 않는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은행권은 빅테크 기업들이 은행권보다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롭다며, 결국 금융사들이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 제도화를 뒷받침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시중은행들의 '슈퍼앱'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은 최근 새 모바일뱅킹 앱(KB스타뱅킹)을 선보였다. 증권, 보험 등 다른 금융업권의 거래 정보뿐 아니라 부동산·자동차 등 비금융 자산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어 주목됐다.

고 위원장은 또 은행의 투자자문업 등 은행의 비금융 부수업무를 확대할 뜻도 밝혔다. 가령 지금은 은행 창구에서 간접투자상품의 판매 업무 정도만 받을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은행들 "가계부채 대책 협조"

이날 회동은 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은 직후에 고 위원장과 시중은행장들과의 첫 만남으로, 관심이 집중됐다. 시중 은행장들은 간담회에서 가계부채와 관련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으면서도 가계부채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고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말했다.


참석자들 역시 은행권에서 별다른 이견 없이 정부 주도의 가계부채 감축 기조에 동조할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가계부채 정책 방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며 잘 협조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개별 은행의 문제는 다를 수 있지만 가계부채 문제는 국가 전체로 보면 매크로(거시)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봐서 협조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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