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개 따로 있다" 윤석열 발언에 동물권 단체 "몰지각한 망언" 규탄
2021.11.02 15:38
수정 : 2021.11.02 17:11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동물권 단체들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식용 개는 따로 키우지 않냐"는 발언에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은 2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의 망언을 규탄하며 개식용 금지를 포함한 동물복지 정책 공약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앞서 지난달 31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TV토론회에서 개 식용과 관련한 유승민 후보의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식용에) 반대하지만 국가 정책으로 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유 후보는 "반려인들이 개 식용 문제에 굉장히 민감한데 개인 선택에 맡겨도 되겠나. 반려동물 학대에 직결된 문제"라고 재차 물었지만 윤 전 총장은 "식용 개는 따로 키우지 않나"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은 윤 전 총장의 말에 "모든 개는 똑같은 개이며 모든 개는 반려견"이라면서 "백인, 아시아인, 아프리카인이 똑같은 인간이듯 식용견, 반려견 구분은 개장수들이 만든 허구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식용견, 반려견 따로 있다는 개장수의 주장을 답습한다면 대통령 후보 자격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윤 전 총장 사무실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동물권행동 카라도 1일 성명을 내고 "윤 후보의 몰지각한 망언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카라는 "동물의 생명이 잔인하게 박탈되고 식품공전에 등재되지 않는 개의 사체가 식용으로 무단 유통되며 밀도살 암거래와 탈세가 난무하는 개식용은 사회 해악 그 자체"라며 "개식용 금지 관련 법률개정안이 발의되고 정부와 정치인들이 개식용 금지를 드러낸 것도 불법과 동물학대의 중차대한 문제로 인식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물이 지각력 있는 존재임이 과학적으로 규명된 터에 작금의 우리 사회는 이제 가장 참혹한 반려동물 학대의 온상인 개식용 산업 종식을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고 있다"며 "윤 후보의 망언은 이러한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도 성명을 내고 "공정, 상식, 정의를 내세우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가 불법으로 얼룩진 개 식용 문제를 개인의 선택으로 치부한 것은 명백한 차별"면서 "기본 인식이 없는 후보가 개와 고양이를 끔찍이 아끼는 사람이라는 것이 더욱 비참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에 "태어날 때부터 식용인 개는 없다"면서 "개를 식용과 비식용으로 구분하는 인식과 태도가 다른 사회적 문제의 진단과 해법에 그대로 투영될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