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등 백신 설비에 6조 투자… 정부는 규제 풀어 측면지원

      2021.11.02 18:08   수정 : 2021.11.02 18:08기사원문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K-글로벌 백신 허브화'사업이 민관 협력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민간 기업들이 오는 2024년까지 설비투자 확대에 6조원 이상 투입하고, 정부가 백신산업 생태계 조성과 규제 개선으로 측면 지원에 나선다. 백신·원부자재의 고도화와 초일류기업 육성을 위한 각종 세부계획도 마련해 바이오산업을 반도체를 잇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



■K-바이오, 2024년까지 6조대 투자

2일 정부는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제2차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를 열고 K-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의 추진상황 점검 및 분야별 세부계획을 논의했다.

'K-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은 민간 기업이 주도한다.
삼바 등 백신 관련 기업들은 백신·원부자재 산업 육성을 위해 2024년까지 약 6조29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기업별로는 삼바가 송도 4공장 건설에 1조7400억원, 송도 5·6 공장 추가 건설에 2조5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총 투자는 4조2400억원에 이른다. 셀트리온도 송도 3공장과 연구센터 건설 및 4공장 착공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송도 백신연구소 건립에 2700억원, 프리스티지 바이오로직스도 오송 2공장 신설에 226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외에 아미코젠, 한국비엠아이, 휴메딕스, 한미약품, 씨드모젠 등 백신 원부자재 관련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나선다.

민간 기업의 통큰 투자에 맞춰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을 펼친다. 우선 자금력이 부족한 백신·원부자재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관련 예산 180억원을 백신 위탁생산과 자체 생산 지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또한 백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통해 민간 기업 투자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국내 백신·원부자재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추진위원회 지원조직인 '글로벌백신허브화추진단' 내에 분석특허팀을 신설해 백신 산업 관련 글로벌 특허 이슈도 적극 지원키로 했다. 또 세계적 수준의 백신 우수제조관리기준(GMP) 공공제조시설(안동·화순 등)을 활용해 자체 설비가 없는 기업의 백신 상용화 지원을 강화한다.

추진단 내 '기업애로사항 해소 지원센터'와 국무조정실 산하 '민관합동 규제개선 추진단'을 마련해 기업하기 좋은 백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개선한다.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에 날개를 달고 향후 투자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아울러 국내 백신·원부자재 산업이 수출주도형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전문가 그룹을 통해 양국 간 백신 원부자재 수급 등 협력사항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해외업체도 국내 바이오 투자행렬

한국의 K-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해외기업들도 한국을 바이오 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날 독일의 바이오 원부자재 업체인 싸토리우스는 산업부·복지부·인천광역시와 향후 3년 동안 인천 송도에 3억달러 투자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는 지난 9월 미국 싸이티바의 5220만달러 생산시설 투자에 이은 것으로 정부의 백신 허브화 정책에 힘을 보태게 됐다.

싸토리우스는 한국에서 일회용백, 세포배양배지, 멤브레인(특정 성분을 선택적으로 통과시켜 혼합물을 분리할 수 있는 막) 등 다양한 원부자재를 한국에서 생산해 전 세계 수출의 거점으로 삼을 예정이다.
앞서 싸토리우스는 지난해 11월 1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제시했지만 이후 투자금액을 3배로 늘렸다.

이강호 글로벌백신허브화추진단장은 "지난 8월 위원회 구성 이후 짧은 기간 여러 성과가 나온 것은 정부 발표에 대해 민간 기업들이 호응했고,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및 방역 상황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따른 것"이라면서 "싸토리우스가 투자 규모를 늘린 것도 한국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K-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국내외 기업의 더 많은 투자를 이끌어 글로벌 경쟁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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