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택진, 화천대유 '전주'에 123억 빌려주고 이자만 60억
2021.11.03 06:02
수정 : 2021.11.03 14:49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김도엽 기자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가 대장동 개발 특혜 논란의 중심에 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관계사에 120여억원을 빌려주고 수십억원의 이자를 받아온 사실이 확인됐다.
김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이 회사의 대주주로 참여했던 것으로 드러나 자금 대여 배경과 이들의 관계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김 대표는 지난 2010년~2011년쯤 부동산 투자업체인 '저스트알'에 123억5785만원을 대여했다. 저스트알의 대표 김모씨(53·여)는 화천대유에 131억원을 투자해 4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린 엠에스비티의 전 감사로 엠에스비티의 실제 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엠에스비티의 감사를 지냈으며 그의 배우자인 이모씨(55)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이 회사의 대표를 맡았다. 더욱이 뉴스1의 취재 결과 엠에스비티의 지분 대부분을 갖고 있는 모 회사인 크로체코리아는 김씨의 관리하에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화천대유 투자 400억 수익 엠에스비티 실소유주는 결국 '대장동팀'?)
현재 엠에스비티와 크로체코리아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박모씨 역시 저스트알에서 지배인직을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엠에스비티와 저스트알은 2015년부터 강남구의 한 빌딩에 사무실 주소를 두고 있으며 2019년 11월부터 1년 동안은 해당 건물 같은 층에 사무실 주소를 두기도 했다. 엠에스비티의 변경 전 사명 또한 저스트알과 유사한 '저스트엠에스'다.
저스트알은 김택진 대표로부터 돈을 빌린 후 2011~2013년 사이 3년간 49억원을 상환했지만 이후 2018년까지는 차입금을 갚지 못했다. 자금 사정의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2019년 갑자기 43억원을 추가로 상환한다.
최초 6%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기에 2011년부터 2014년까지 22억원 정도의 이자를 지급했지만 그 이후에는 최신 감사보고서가 등록된 2019년까지 한푼의 이자도 갚지 못했다.
2019년을 기준으로 저스트알이 김 대표에게 갚아야 할 금액은 장기차입금 원금 31억4694만원과 미지급 이자 등 42억1225만원이다. 2020년에는 감사보고서가 등록되지 않아 지난해 원금과 이자 상환액은 확인되지 않았다.
저스트알은 2010년 감사보고서에는 김 대표의 이름을 그대로 기재했으나 2011년 보고서부터는 '관계인'으로만 기록을 했다. 차입금 액수 등이 동일한 것으로 보아 관계인은 김 대표인 것으로 추정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김 대표가 저스트알에 투자를 한 것은 맞다"면서도 투자의 이유 등을 묻는 질문에는 "개인적인 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엔씨소프트 측은 김 대표의 투자금은 저스트알이 서울 강동구에 시행한 도시형생활주택을 짓는데 사용됐으며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저스트알은 화천대유에 투자한 엠에스비티와 긴밀한 관계가 있는 것에 더해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에게 직접 자금을 빌려주기도 했다. 저스트알은 지난 2012년 대장동 내 한 토지를 담보로 잡고 대장동 사건 핵심인물은 남욱 변호사에게 25억원을 대여했다.
이외에도 저스트알의 대표인 김씨와 그의 남편이자 저스트알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이씨가 대장동 사건 관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증언들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뉴스1은 김택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묻기 위해 저스트알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저스트알은 김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대주주로 있던 회사다. 이와 관련해 엔씨 측은 "윤 사장이 2011년 저스트알의 지분 74%를 약 7억원에 매입했으나 경영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라며 '저스트알의 경영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지속적인 손실만 발생해 매각 금액 0원에 2019년 12월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