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생활 함께했던 내 '깐부'… 회식서도 빠질수 없지!

      2021.11.03 17:31   수정 : 2021.11.03 17:31기사원문
맥주 시장은 코로나19로 유흥채널에서는 죽을 쒔지만 가정채널에서는 쏠쏠한 재미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서 술을 찾는 '홈술족'이 늘어난 탓이다. 국산 맥주들이 일본 맥주 브랜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시기는 이미 옛말이 됐다.

2019년 일본불매운동의 시작과 함께 활로를 찾기 시작하더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말 그대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전통의 강자들… 위기를 기회로

이 같은 시장 성장세는 국내 맥주 시장 '전통강자'들에게 재도약의 기회로 다가왔다.
하이트진로의 '테라', 오비맥주의 '카스', 롯데칠성의 '클라우드' 등 국내 대형 주류 회사의 대표격인 라거 상품들은 기본에 충실한 맛을 보장하며 수제·수입맥주가 물밀듯 쏟아지는 시장에서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라거의 매력은 역시 진한 청량감에 있다. 혹자는 '우리나라 맥주는 소맥용 맥주'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하지만 이 역시 뛰어난 청량감이 바탕이 됐기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다.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하이트진로가 필사즉생의 각오로 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 리얼탄산' 공법으로 만들어낸 만큼 가슴을 쓸어내릴 듯한 시원한 청량감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고객을 사로잡았다. 지난 10월 기준 누적 판매량 22억 병을 달성했을 정도다. 오비맥주의 대표 상품 '카스 프레시'의 청량감 비결은 비열처리 공법에 있다. 신선하면서도 '톡' 쏘는 맛을 갖추기 위해 고심을 거듭한 결과다. 혹여나 다이어트로 인해 카스의 맛을 느끼지 못하는 고객이 있을까 칼로리를 33%나 낮춘 라이트 제품도 내놨다. 부담 없는 맛에 부담 없는 칼로리까지 더한 셈이다. 롯데칠성의 대표선수는 '클라우드'다. 맥즙 발효원액에 물을 타지 않는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을 적용했다. 독일이나 영국, 북유럽 등 정통 맥주를 추구하는 나라의 프리미엄급 맥주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일부 국내 소비자들에겐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다. 정통성은 유지하면서 신선함과 청량감을 제대로 구현해냈다.

그럼에도 고민은 이어진다. 맛만으로는 고객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체들은 회사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대표 상품들의 패키지에도 공을 들였다. 맥주 꽤나 마셔봤다는 이들이 제품 이름만 들어도 손쉽게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이유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라벨 디자인 개발을 위해 전 세계 맥주병 250여 개를 공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80여 종의 시그니쳐 패턴, 100여 종의 주 라벨 모양, 100여 종의 목 라벨을 검토한 끝에 현재의 디자인이 완성됐다. 테라가 녹색의 병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면, 카스는 투명한 병으로 깔끔함을 강조한다. 소비자의 편익과 환경까지 생각하겠다는 각오도 담았다고 한다.

수입맥주 "청량감? 바디감? 골라봐"

밥만 먹고 살 수는 없다. 맥주도 마찬가지다. 수입맥주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국내 대형 맥주업체들이 해외 유명 브랜드의 맥주 유통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도 같은 이유다. 수입맥주를 찾는 이들은 당연히 국산 맥주와는 다른 맛을 찾기 마련이다. 라거와는 차별화되는 에일이나 밀맥주가 대표적이다. 사용되는 재료나 발효과정에서 라거와 차별화되는 이들은 청량감보다는 묵직한 바디감과 독특한 향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프랑스 1위 밀맥주이자 국내 편의점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크로넨버그1664블랑'은 2013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152% 이상 성장세를 이어왔다. 오렌지와 레몬, 그레이프 프룻 등에서 나오는 향이 국내 주당들의 후각을 사로잡았다. 한국은 크로넨버그1664블랑의 수출국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되는 국가다. 그만큼 마니아층이 견고하다는 뜻이다.

향에 관해서는 '호가든'도 일가견이 있다. 벨기에 맥주 호가든은 맥주 제조에 약초와 허브, 과일 등을 사용한 벨기에 사람들의 창의성이 담겨져 있다. 코리엔더(고수) 씨앗과 오렌지 필을 사용한 호가든의 향기는 맥주 애호가들 사이에서 모르는 이를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그렇다고 수입 라거는 인기가 없느냐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더 유명하고 더 인기 있는 브랜드들이 넘쳐난다. 국가를 대표할 만한 상품들도 즐비하다. 미국의 '버드와이저', 벨기에의 '스텔라 아르투아', 중국의 '하얼빈' 등이 대표적이다. 색다른 맥주를 먹어보고 싶지만, 에일맥주의 향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제격이다.

'자리매김 완료' 홈술족 저격한 발포주

2017년 국내 맥주 시장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발포주는 코로나19가 낳은 또 다른 히트상품이다. 맥아 함량 비율이 10%가 되지 않는 발포주는 일반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면서도 가격이 훨씬 저렴해 인기다.

하이트진로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 발포주 '필라이트'는 출시 이후 12억캔이 넘게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성비가 뛰어나고, 품질이 나쁘지 않다는 이유로 '홈술족'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인기가 높은 만큼 상품의 다각화는 당연한 얘기다.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 후레쉬'와 '라들러' '라들러 자몽' 등 해마다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발포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오비맥주의 '필굿'은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 편안한 느낌의 목넘김이 특징이다. 아로마 홉과 크리스탈 몰트를 사용해 발포주임에도 깊은 맛을 자랑하는 것도 강점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발포주는 이제 국산·수입맥주에 이어 또 다른 맥주 내 카테고리로 자리를 잡은 모양새"라며 "집에서 간편하게 맥주를 즐기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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