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진형 아이오크롭스 대표
2021.11.08 09:00
수정 : 2021.11.08 08:59기사원문
“농작물이 잘 자라는데 필요한 햇빛의 양이나 온도, 물을 주는 시기와 방법 등은 30년 이상 현장에서 농사를 지어오신 분들의 머릿속에만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데이터를 잘 정리해 놓는다면 농업도 인생을 걸만한 첨단산업이라고 확신합니다.”
데이터 활용은 ICT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조진형 아이오크롭스 대표의 커리어는 농업과는 거리가 멀다. 포스텍 기계공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친 공학도 출신. 그런 그가 5년 전 갑자기 연구실을 박차고 나와 충남 천안에 있는 토마토 농장으로 향했다.
조 대표는 “기숙사에서 취미로 작은 식물을 길렀는데 어느날 화분에 담긴 애플민트가 말라죽은 것을 봤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공학 지식을 활용해 식물을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죠. 그래서 연구 끝에 수분 측정 센서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등을 갖춘 초보적인 형태의 ‘스마트 화분’을 개발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일이 계기가 돼 농업을 조금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천안의 토마토 농장으로 향하게 됐다. 그는 그곳에서 3개월간 일하면서 ‘진짜 농업’을 마주했다.
스마트 농장에서 수습농부를 마친 조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는 국내 농가 현실에 맞는 스마트팜 개발 연구를 하면서 직접 1000㎡(약 300평) 규모 연구용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 농사를 지었다. 그리고 1년6개월의 연구생활을 정리하고 2018년 7월 농업 전문 스타트업을 세웠다.
스마트팜을 연구하면 할수록 작물들의 상태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데이터를 열심히 찾아 봤지만 시계열로 정리된 것만 있었다. 한계를 느낀 조 대표는 과기정통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데이터바우처사업의 문을 두드렸다. 조 대표는“자동차의 자율주행에 수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듯이 스마트 농장을 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오크롭스는 현재 작물별로 최적의 재배법을 제공하고 있지만 여기서 그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재배 컨설팅 영역을 넘어서 회사가 찾아낸 재배법을 현장에서 테스트하고 농업 로봇이나 농장 자동화 기술을 실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연구 농장을 갖춘 첨단 농업기술개발기업으로 진화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조 대표는 “수많은 곳에서 데이터가 곧 비즈니스고 돈이 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데이터만으로 돈은 쉽게 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하지만 데이터를 활용해 자신의 사업에 어떻게 접목할까를 고민한다면 데이터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