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의 결정적 견제구 한 방이 운명 갈랐다

      2021.11.06 09:39   수정 : 2021.11.06 09: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더그아웃 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 5일 잠실야구장서 벌어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LG가 두산을 9-3으로 이겼다. 양 팀은 7일 오후 2시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최종 3차전을 벌인다.



23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큰 스코어로 LG가 이겼지만 뜯어보면 선발 켈리의 견제구 하나가 승패의 흐름을 갈라놓았다. LG가 1-0으로 앞선 3회 말 두산 공격. 1차전 패배를 감안하면 한 점의 리드로는 불안했다.


2사후 2번 페르난데스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2루타로 출루했다. 켈리의 장기인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선상 2루타를 만들어냈다. 다음 타자는 켈리에 강한 3번 박건우. 동점이면 심리적으로 LG가 더 쫓기게 된다. 박건우 다음엔 4번 김재환이 타석에 들어선다.

페르난데스는 빠른 주자가 아니다. 단타로도 홈까지 뛰어들기 위해 리드 폭이 컸다. 켈리는 박건우를 상대하면서도 줄곧 2루 주자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박건우 상대 초구는 볼.

부담은 투수 쪽에 있었다. 그 때 포수 유강남의 미트가 툭 아래쪽으로 떨어졌다. 2루 주자를 견제하라는 사인이었다. 켈리는 망설임 없이 2루를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2루 주자 페르난데스가 화들짝 놀라 돌아섰지만 아웃. 비디오 판정 신청조차 시도해 볼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사인 플레이였다.

투수와 포수의 호흡, 포수의 작은 동작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잽싸게 2루에 들어간 2루수 서건창의 기민함. 주자는 자신의 주변을 맴돌고 있던 유격수 구본혁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다. 등 뒤로 돌아 들어온 서건창을 놓쳤다.

유지현 LG 감독은 경기 전 ‘세밀함’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 세밀함이 2차전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3회 말을 견제사로 끝낸 LG는 4회 초 2점을 뽑아내 확실히 승기를 잡았다.


LG는 3차전 선발로 임찬규, 두산은 김민규를 각각 예고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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