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화주, 나리타 대신 인천" 대한항공, 일본 내 新화물기 거점 확보
2021.11.07 15:49
수정 : 2021.11.07 17:20기사원문
이 화물기는 곧바로 기타규슈공항에서 화물운송 분야에서도 까다롭기로 손꼽히는 반도체 장비, 반도체 소재 등 100t이 넘는 화물을 싣고, 다시 인천공항으로 향하게 된다.
■대한항공, 기타규슈 화물시장 공략
대한항공은 지난 2019년부터 일본 항공사들을 제치고 사실상 독점적으로 기타규슈공항에 화물기를 취향해 왔다. 화물량은 올들어 9월까지 전년비 250%증가했다. 물량 증가에 따라 지난해 주3회 운항에 이어 이날을 기점으로 주4회(기존 주3회) 증편에 돌입했다. 대한항공으로선 나리타, 간사이 공항에 이어 일본 내 화물기 분야 신(新)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개항(2006년)15년을 맞이한 기타규슈공항은 대한항공 취항 이후 화물량이 급증, 지난해 일본 전체 6위(연간 1만3700t)의 국제 화물 처리 실적을 기록했다. 지방 공항으로서 위상을 다진 것이다. 이들이 "대한항공이 귀중한 파트너"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이날 대한항공의 화물기 증편 기념 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한 기타무라 겐지 기타규슈시장을 비롯한 시청, 후쿠오카현 관계자 등이 화물기가 활주로를 향해 들어오자, 감격스러운 듯 일제히 큰 박수로 맞이한 것도 지역경제 발전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방증한다.
기타규슈시와 공항 측은 대한항공의 '첨단 화물 시스템 운영 노하우'를 높이샀다는 후문이다. 항공사로선 경기 흐름을 많이 타는 화물기 시장에 뛰어들려면 고도의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 운송 자체도 매우 까다롭다. 화물기 도착 약 1시간 전인 이날 오후 2시께 공항 물류창고에서는 미국으로 향할 반도체 장비 탑재를 위한 마지막 준비가 진행 중이었다. 목재로 이뤄진 상자에는 운송 중 충격 여부를 입증할 틸트와치가 곳곳에 부착돼 있었다. 은색 표식이 붉은색으로 변하면 화주가 항공사에 배상을 청구하게 되는 장치다. 그 정도로 반도체 관련 장비들은 까다로운 화물이 아닐 수 없다.
■日기타규슈시 "세계적인 허브 인천공항"강조
과거 철강도시였던 이곳은 조선인 노동자들의 한과 애환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현재는 도요타, 닛산 등의 자동차 공장을 비롯해 캐논, NEC, 토토 등의 공장이 밀집해 있다. 또 인근 구마모토현에는 2024년부터는 대만의 TSMC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광역단체인 후쿠오카현이 후쿠오카공항은 여객기 중심으로, 공업지역인 기타규슈공항은 화물기 분야로 재편하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어, 일본 내 제3의 화물기 공략지역으로서 기타규슈의 잠재력이 높은 상황이다.
다카오카 도모야스 기타규슈시 항공기획과 과장은 화물량 증가를 자신했다. 규슈는 물론이고 히로시마, 야마구치현 등 인근 지역까지 포함하는 물류거점 공항으로 목표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미 올해 7월 국제화물 물류창고 증설 및 공항 시설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기타무라 시장은 "대한항공의 국제 화물 정기편 운항으로 '세계적인 허브 공항인 인천공항'과 왕복, 개항이래 처음으로 '기타규슈로부터 세계로'의 수출 뿐만 아니라 '세계로부터 기타규슈로'의 수입이 가능하게 됐다"면서 "대한항공이 기타규슈공항을 거점으로 활용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허브인 인천공항'이란 말은 이날 일본 공영방송인 NHK를 통해서도 그대로 보도됐다. 현장에 대거 참석한 일본 취재진들은 "나리타나 간사이공항이 아닌 인천으로 향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취재에 열을 올렸다.
거리상, 기타규슈에서 부산은 직선거리로 약 230km이며, 또 500km떨어진 오사카와 서울이 비슷한 거리에 있다. 지리상 가까운데다 인천을 통해 중국, 미국, 유럽, 동남아 등지로 바로 나아갈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이다. 화주들로선 시간과 돈이 드는 일본 내 육로운송 대신 기타규슈~인천 노선을 이용하는 게 경제적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화물사업 강화를 통해 글로벌 대형 항공사 중 거의 유일무일하게 지난해 2·4분기부터 5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석우 대한항공 일본지역본부장은 "향후 육상, 해상수송과 연계를 취하면서 복합운송서비스를 제공해 가는 것을 다음의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