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플랫폼 경쟁 본격화하나… 당국 규제완화 예고
2021.11.07 18:32
수정 : 2021.11.08 08:32기사원문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모바일 뱅킹 앱을 빅테크 수준으로 전면 개편하거나 아예 보험, 증권, 카드 등 계열사까지 아우르는 통합 앱을 만드는 등의 디지털 금융 플랫폼 개편에 힘쏟고 있다.
■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만이 은행 살길"
먼저 신한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 신한쏠(SOL)을 전면 개편하는 '뉴 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앱 개편의 주된 목적은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고객 맞춤형 플랫폼 화면을 구성하고 차별화된 플랫폼 신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블록체인, 데이터 등에 기반한 금융 신기술 서비스와 고객 행동 및 여정 분석을 통한 데이터 기반의 초개인화된 마케팅도 기획 중이다.
KB국민은행도 플랫폼 역량 강화에 적극적이긴 마찬가지다. 그일환으로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기존 앱을 리뉴얼해 새로운 'KB스타뱅킹' 앱을 선보였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 하나의 앱에서 KB증권의 이지(Easy) 주식 매매 서비스, KB국민카드의 KB Pay 간편결제, KB손해보험의 스마트 보험금 청구 등 KB금융그룹 6개 계열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제안형 맞춤 자산관리 서비스인 '마이자산관리'도 신설했다. 증권, 보험 등 타 금융업권의 거래 정보와 부동산, 자동차 등 비금융 자산정보까지 활용해 고객 자산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한다.
우리은행도 모바일뱅킹 앱 '우리원(WON)뱅킹'에 최근 우리페이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원스톱 서비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현재 운영 중인 7개 앱을 2024년까지 'NH스마트뱅킹', 'NH기업스마트뱅킹', '올원뱅크' 등 3개로 통합할 예정이다.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 기대감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통합 플랫폼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은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선 플랫폼을 통한 하나의 앱으로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시중은행들은 통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었다. 업계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따라 금융당국은 최근 규제 완화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5대 시중은행장과의 첫 간담회에서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를 언급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는 하나의 앱에서 은행, 보험, 증권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제대로 된 플랫폼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이 부재했다"면서 "이제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은행들의 플랫폼 서비스 경쟁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