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발루 외교장관, 무릎까지 물에 잠긴채 기후위기 연설

      2021.11.09 04:24   수정 : 2021.11.09 04: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 법무·통신·외교 장관이 무릎까지 잠기는 해안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트위터로 연설 동영상을 올렸다.

8일(이하 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사이먼 코페 투발루 외교장관은 5일 연설에서 전세계 각국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코페 장관은 이날 투발루가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얼마나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지를 해안 연설로 직접 보여줬다.

그는 정장과 넥타이를 맨채 투발루 수도 푸나푸티 해안에 무대를 만들어 물에서 연설을 했다.


코페는 투발루가 기후위기의 직접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자신의 과감한 퍼포먼스는 이대로 가면 물 속에 잠길 투발루를 구해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구 약 1만2000명의 9개 소규모 섬으로 구성된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는 지구 온도 상승세가 멈추지 않아 해수면이 계속 높아지면 금세기 말에는 나라 전체가 물에 잠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투발루 관광사이트 '타임리스 투발루'에 따르면 투발루는 학교에서 기후변화 영향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또 학생들에게 그들이 "투발루에서 자라나는 마지막 세대일 수 있다"는 점도 각인시키고 있다.

투발루 주민들 상당수는 이미 뉴질랜드로 이민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절반 정도 면적에 불과한 뉴질랜드는 2018년 투발루, 키리바시 등 지구온난화로 물 속에 잠기고 있는 나라들에 기후변화 난민 비자를 발급해 이민을 받아들이고 있다.

투발루는 뉴질랜드 북쪽 3765km 해상에 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서태평양 해수면은 전세계 평균 해수면 상승속도보다 2~3배 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번 세기가 끝나기전 0.5~1m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발루 지도부는 현재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회의(COP26)에 대표단을 파견해 각국에 기후위기 대응책 마련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도 투발루 등 태평양 지역 섬나라들과 함께 기후위기 대응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몰디브 대통령은 지난주 COP26에서 "우리 섬들이 서서히, 하나씩 하나씩 바다에 먹히고 있다"면서 "이 흐름을 되돌리지 못하면 몰디브는 이번 세기 말에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미아 모틀리 바베이도스 총리도 연설에서 지구 온도가 2℃ 높아지는 것은 "앤티가 바부다, 몰디브, 도미니카, 피지, 케냐, 모잠비크, 그리고 사모아와 바베이도스 사람들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강조했다.


앤티가 바부다는 카리브해 섬나라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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