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시장 지혈제 세대교체 임박…모든 환자에 적용가능한 신기술 등판
2021.11.09 10:46
수정 : 2021.11.24 10: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약 10조원에 달하는 전 세계 지혈제 시장에서 최근 신개념 패러다임을 적용한 신기술이 제품화되기 시작하면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 지혈제는 주로 혈액응고 인자를 도포해 지혈하는 기전을 이용하는 피브린글루(혈액유래) 제품이다. 대표적인 피브린글루 제품은 다케다의 ‘타코실’이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혈제는 외과 수술과 복강경, 내시경 수술 증가 등의 요인으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메드 마켓(Med-Market)에 따르면 글로벌 지혈제 시장은 2020년 76억달러(약 8조9500억원)에서 2022년 93억달러(약 10조96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헌혈하는 사람이 크게 줄어들면서 의료현장에서 혈액 확보에 비상이 걸려 지혈제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대한적십자에 따르면 지난 10월 27일 0시 기준 일일 혈액 보유량은 3.7일분에 불과하다.
지혈제 시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학계와 산업계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기전을 적용한 지혈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홍합, 따개비 등 해양생물, 맹독, 나무 등 신소재를 활용한 지혈제 개발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지혈메커니즘의 임상적 효과를 입증하고 허가 단계까지 도달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노테라피는 해양생물인 홍합이 수중 환경에서도 강력한 접착력을 보이는 구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매커니즘의 체내용 지혈제 ‘이노씰플러스’를 개발했다. 최고 과학자(CSO) 이해신 박사는 홍합 접착물질이 카테콜아민이라는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노씰플러스는 모든 혈액단백질과 즉각적으로 접착하는 성질을 극대화한 신물질 제품으로써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만성 심혈관 질환자, 당뇨병 환자, 혈우병 환자 등 만성적인 혈액응고 장애 환자에게도 효과를 보일 수 있는 지혈 메커니즘이다. 특히, 논문연구에 그치지 않고 대표적인 피브린글루 지혈제 타코실 제품과 비교 임상연구를 진행해 혈액응고 단백질 없이도 지혈 성능이 우수함을 임상적으로 입증하고 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이노씰플러스는 국내 허가를 완료하고 보험급여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글로벌 제품보다 지혈효과가 뛰어난 국산 오리지날 제품이 우리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예정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수술용 지혈제는 필수품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피브린글루 메커니즘만이 지혈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받았다"며 "국내 시장에서는 피브린글루 계열의 수입 제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고 이와 동일 성분을 사용하는 국산 카피 제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임상적 차별성이 없어 기존 오리지널 제품을 넘어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 신규 메커니즘을 통한 임상 차별화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강한 만큼, 기존 혈액응고 메커니즘의 한계를 극복한 혁신적인 지혈제가 임상적으로 그 효능을 입증하고 허가를 획득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