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사태, 중국 의존도 줄이는 게 해법

      2021.11.09 18:00   수정 : 2021.11.09 18:00기사원문
중국발 요소수 가뭄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물류대란이 표면화하고 있는 가운데 자칫 여러 부문의 국내 산업이 멈춰설 위기다. 호주산 석탄을 수입금지하는 바람에 요소 생산량이 줄어든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 탓이다.

이로 인해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가 가장 큰 유탄을 맞고 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일 못잖게 중장기적으로 요소를 포함한 각종 원자재의 특정국 의존도를 줄이는 컨틴전시플랜 강구가 절실한 과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이번 사태와 관련, 국민들에게 지나친 불안감을 갖지 말라고 당부했다. 정부가 수입 지체를 조기에 해결하는 노력과 함께 수입대체선을 발굴해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다. 하지만 산업 현장 곳곳에선 이미 비상등이 켜졌다. 전국 주유소마다 요소수 품절 딱지가 붙고 디젤 화물차 차주나 택배 종사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전국 소방서도 요소수 비축량이 달랑달랑 하면서 초비상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주 호주산 요소수 2만7000L를 긴급 수입하고 내주 중 베트남에서 차량용 요소 200t을 들여오기로 했다. 하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그래봤자 국내 요소 하루 사용량(60만L)에 견줘 그야말로 새 발의 피 수준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선처'가 없는 한 열흘 넘게 이어진 요소수 가뭄의 해갈은 어려울 지경이다. 이는 요소 국내 생산을 쉽게 포기하고 수요의 98%를 중국에 의존한 데 따른 자업자득이다.

정부의 이번 요소수 사태 대응은 지난 2019년 일본의 반도체 핵심 부품 수출제한 때와 비교된다. 당시 청와대가 앞장서 수입대체선 확보와 함께 국산 소재 개발을 독려했다. 이번엔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지난달 15일) 한참 뒤 물류대란이 빚어지자 대처에 나선 걸 보면 정부 스스로 화를 자초한 인상이 들 정도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범용 수입품목에 대한 공급망 점검에 나선 건 다행이다. 원자재 대란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다.

무엇보다 수입다변화 타이밍을 놓친 요소수 사태와 같은 전철을 다시 밟아서는 곤란하다. 그러려면 원자재 수급과 관련한 '차이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줄여 나가는 게 중요하다.
우리의 필수 수입 원자재 중 중국산 비율이 80%가 넘기 때문만은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와중에 중국이 보편적 국제 상거래 원칙을 무시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빈번한 까닭이다.
우리는 중국의 '사드 보복' 때 이를 익히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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