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내 폭언·폭행 일삼고 방관한 군 간부들…"징계 권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지속적으로 폭언과 폭행이 발생한 육군 한 부대에게 가해자를 징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육군 A사단장에게 부대 내 폭언·폭행을 지속해온 행정보급관을 징계 조치하고, 인권침해 예방 및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한 지휘관에 대해 서면 경고조치할 것을 권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업무를 지시한 간부에게 주의 조치하고, 유사한 인권침해 사례가 일어나지 않도록 인권 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진정인은 육군 B부대에 복무 중인 행정병으로, 해당 부대의 행정보급관이 수시로 폭언, 폭행, 모욕 등 인권 침해 행위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부대 내 지휘관들은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또 코로나19 예방지침에 따라 자가격리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불러 부적절한 업무 처리를 지시한 간부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진정인의 주장은 사실로 인정됐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26조에 따르면 '군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구타, 폭언, 가혹행위 및 집단 따돌림 등 사적 제재를 하거나 직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는 이 조항과 폭언·폭행이 반복적으로 발생한 점을 고려해, B부대에서 상습적인 인권침해 행위가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장기간 이어진 폭언·폭행에 대해 단순히 몰랐다는 이유만으로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며 상급 지휘관의 보호 책임 의무 위반 사실을 인정했다.

자가격리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게 업무 처리를 지시한 간부에 대해선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육군본부의 자체 코로나-19 관련 지침을 위반했다"라며 "피해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mail]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