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호 하남시장 교육-환경-자족도시 '가속페달'

      2021.11.10 17:23   수정 : 2021.11.10 23: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하남=강근주 기자】 "하남에 필요한 생활SOC를 확충하려면 약 3000억원이 필요한데, 하남시는 재정자립도가 전형적인 '외화내빈'이라 그 해답을 정책공모에서 찾고 있다. 지난 3년간 경기도 정책공모를 통해 사업비 220억원을 획득했다. 중앙정부 정책공모에서도 올해 '신장 생활SOC 복합문화공간 조성 사업'으로 국비 10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 2년간 총 24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왔다."

김상호 하남시장이 털어놓은 고충이다.
그러나 하남시 성장세는 재정자립도와 무관하게 10대 청소년과 같다. 도시인구가 불과 10년 만에 15만명에서 31만명으로 2배가량 급증했다. 도시 곳곳에서 성장 고동소리가 힘차게 들린다. 젊은 유입인구가 많아 생기 넘치고 문화교육환경 인프라가 비교적 뛰어나다. 더구나 서울 강남과 이웃해 발전 가능성도 높다. 3기 신도시 교산지구 건설은 목전에 뒀다.

도시 급성장에 따른 문제도 노출되고 있다. 도시문화 콘텐츠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인구급증에 따른 과밀학급 문제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하남시는 이에 따라 명품 '백년도시'를 목표로 로드맵을 작성 중이다. '빛나는 하남' 조성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는 김상호 시장을 9일 만나 하남 현재와 미래 구상을 들어봤다.

―민선7기 후반기 시정방향이 교육-환경-자족도시 구현인데, 진행상황은.

▲교육도시 하남을 위해 2017년 9억8352만원이던 청소년 관련예산을 올해는 55억8997만원으로 편성해 민선7기 출범 전보다 5.7배나 늘렸다. 이들 예산으로 청소년수련관을 개관하고, 권역별 도서관을 8개로 확대했다. 환경도시 하남 건설은 자발적인 시민 참여로 진행된다. 시민사회 네트워크 '기후위기 하남비상행동'의 비상한 활동, 하남시 청소년이 환경운동 전문가를 꿈꾸며 만든 '환경어사단'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시민주도형 재활용품 거점수거 시범사업인 '쓰레기가 돈이 되어 마을을 쓰다 듬는다'는 뜻의 '쓰돈쓰담'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하남시는 전국 최초 지하복합형 환경기초시설인 '하남유니온파크'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자족도시 하남을 위해 교산기업유치TF팀과 기업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난 1년간 진단키트로 유명한 연매출 1조원 규모의 '씨젠'을 비롯해 브이에이코퍼레이션, ㈜진올바이오테크놀러지, 이엔셀(주) 등 유망 기업을 유치했다. 특히 올해 8월 연매출 1조원 규모인 대상㈜ 수도권 영업본부가 하남으로 이전했는데, 지금은 대상㈜ 본사와 계열사까지 유치하고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첨단산업복합단지 등 직장과 주거가 공존하는 교산신도시, 미군공여지 캠프콜번 DNA(빅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하남 플랫폼, H2프로젝트 등 '3대 거점' 구축을 추진 중이다.

―현재 교산신도시 개발, LH와 소송, H2프로젝트 공정성 논란 등으로 지역사회가 뜨겁다.

▲교산신도시 개발사업을 시작하며 세운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마을공동체 보존, 사업지구 내 기업 선이전, 개발이익 재투자 등을 정부와 LH에 지속 촉구하고 있다. 3기 신도시 성공 기준은 이익 크기가 아니라 주민행복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LH와의 폐기물처리시설 부담금 부과처분 취소소송도 주요 현안이다. 하남시 친환경기초시설 '하남유니온파크-타워'를 두고, LH가 지하시설 설치비용 부담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가액이 무려 1518억원에 이른다. LH가 사전협의한 대로 지하설치비용 인정이 관건이다.

―진행에 차질이 생겨 답보상태인 역점사업은 없나.

▲미사지구 과밀학급 해소다. 선거공약이자, 신도시 주민의 최대 관심사인데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적의 대안이라 여겼던 통합학교는 학교용지 부적절 문제로 계속 추진이 힘든 상황이다. 작년 통합학교 논의 당시 직간접으로 지지를 보낸 주민에게 대단히 죄송하다. 통합학교를 반대하는 학부모을 포함해 미사지구 교육문제를 염려하고 고민하는 시민에게도 본의 아닌 갈등으로 송구스럽다. 미사지구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폭넓고 효율적인 교육 거버넌스를 곧 구성한 뒤 모든 대안을 놓고 시민 의견을 모아나갈 계획이다.

―민선7기 시정 슬로건인 '하남이 좋아진다' 역점사업은 잘 진행되나.

▲광역교통망 확충을 통한 편리해진 삶, 생활SOC 확충을 통한 삶의 질 향상, 도시재생을 통한 지역균형 발전이 역점사업 방향이다. 작년 8월 미사역까지 개통된 지하철 5호선이 올해 3월 하남검단산역까지 전면 개통됐다. 지난 6월 지하철 3호선과 9호선도 국토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며 확정됐다. 지하철 3호선은 입주가 한창인 감일지구 입주민을 위해 조기개통을, 9호선은 미사지구역을 급행역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울~세종간 고속도로 등 5개 고속도로와 국도43호선 도로 확장 등 5개 광역도로까지 갖춰지면 서울과 경기도를 잇는 교통도시, 수도권 교통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신한다.

―하남시장으로서 어떤 리더십에 방점을 찍고 있나.

▲리더십 장점으로 균형 잡힌 자상함을 꼽고 싶다. 특정 이념이나 사건의 한 측면만 보지 않고 이면까지도 들여다보려는 본능적 균형감각이 있다. 우연이겠지만, 급성장하는 지금 하남에 꼭 필요한 리더십이 아닌가 싶다. 도시 건설이 한창인 하남 시정은 도시경제, 개발사업, 교육, 역사문화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치우치지 않은 균형감각이 결국 시민이 좋아하는 지속가능한 하남을 만들어 낼 것이라 생각한다.

―리더십에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있다.

▲원칙이 너무 뚜렷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심지어 고지식하다는 불만도 더러 나온다. 그러나 올바른 원칙과 소신은 고수하려 한다. 이제 참여자치 시대가 열렸다. 참여는 시민사회 성숙이 있을 때만 성공할 수 있다. 시민사회 성장과 성숙에 모든 일을 다 하고 싶지만 특혜는 줄 수 없다.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하는 원칙도 필요함을 절감한다.

―민관 협치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는데, 결실은 많은가.

▲하남은 생활권이 다른 4개 권역으로 구성돼 있다. 신도시 개발도 한창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체 구성원과 소통을 강화하려면 시민 공동체의 적극 협조와 이들을 통한 '집단지성'이 필요하다. 민관 협치는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지역 의사들 협조 아래 전국 최초로 '호흡기감염클리닉'을 운영했고, '코로나19 범시민 민관협력위원회'는 카톡방을 통해 코로나19 대응상황 등을 실시간 공유해 감염병 예방에 주요 역할을 했다.

―시장 취임 4년차인데, 하남시민에게 건네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시민 한 분 한 분이 하남시 주인으로서 ‘빛나는 도시 하남’ 조성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부탁한다. 시장도 모든 시민이 하남에 큰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하남시 14개 동은 같은 ‘하남 공동체’다. 코로나19가 가르쳐준 ‘연대와 포용’을 바탕으로 ‘지속가능 도시’로 나아가는데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하남시를 제대로 발전시켜 달라, 균형발전을 시켜 달라, 초심을 잃지 마라’는 시민 요청이 담긴 취임사를 늘 곁에 두고 있다. 항상 잊지 않고, 민관 협치를 통해 요청에 응답하겠다.

―민선7기 마지막 년차에 집중할 시업이 궁금하다.


▲‘청정 하남다움’, ‘역사 하남다움’, ‘인걸 하남다움’ 조성이다. 이들 사업은 하남시민에게 정체성, 소속감, 자부심을 심어줄 것이다.
‘하남다움’으로 ‘하남다음(next)’을 설계해 나갈 계획이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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