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發 공장폐쇄 위기, 정유사 "배출기준 완화해달라"
2021.11.10 17:57
수정 : 2021.11.10 18:16기사원문
정유사들은 정제공장 운영을 위한 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는데, 연소 시에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 저감을 위해 요소수를 투입해야 한다. 산업용 요소수 재고가 고갈되면 관련 법에 따라 가동 중단에 처할 수 있어 정부에 환경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대한석유협회는 이달 초 요소수 대란과 관련, 요소수 수급난이 장기화할 경우 NOx 배출허용 기준을 완화하거나 기준 초과에 따른 행정처분을 유예해 달라고 환경부에 요청했다.
정유사들은 정제공장 가동에 필요한 열 등을 얻기 위해 LNG를 원료로 투입해 보일러·히터를 돌린다. 이때 배출되는 NOx를 줄이기 위해 저감장치(SCR 또는 SNCR)를 통해 요소수를 뿌려 배출량을 낮춘다. 디젤용 차량에 요소수가 필요한 이유와 같다. 차량과 달리 요소수를 투입하지 않는다고 해도 공장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NOx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대기환경보전법 제31조1항(배출시설과 방지시설의 운영)에 따라 제재를 받게된다. 1차 위반 시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받는다. 2차 위반 땐 30일간 조업이 중지되고, 3차례 위반할 경우 허가취소 또는 폐쇄 등 강력한 행정처분이 내려지기 때문에 요소수가 고갈되면 사실상 공장 문을 닫아야 한다.
현재 국내 정유사들이 보유한 산업용 요소수 재고는 1~3개월 치에 불과하다.
SK에너지는 세 달분,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한 달분 정도다. 에쓰오일은 남아있는 재고량을 밝히지 않았지만, 유사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들은 재고분을 소진하면서 수급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정부가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나마 확보해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내놓게 되면 당장 관련 법률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당장은 재고용 요소수로 버틸 수 있는 상황이어서, 차후 정부 대책과 수급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요소수 부족으로 오염물질 배출 허용 기준이 넘어가면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판"이라며 "환경부에서 한시적으로 환경 기준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