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묘역 앞에서 가로막힌 尹… "상처받은 광주시민에 사과"
2021.11.10 18:16
수정 : 2021.11.10 19:28기사원문
윤 후보는 이날 5·18민주묘지에서 진정성을 담아 고개숙여 사과했지만 참배를 막으려는 광주 시민단체와 대학생들이 '저지선'을 구축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尹 "저는 쇼 안합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에서 상징성이 깊은 세가지 장소를 방문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뜻을 기렸다. 윤 후보는 5·18묘역에서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제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40여년 전 오월 광주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광주의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되었고, 광주의 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꽃 피웠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어 "그러기에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오월 광주의 아들이고 딸"이라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며 "여러분께서 염원하시는 국민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고 여러분께서 쟁취하신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궂은 날씨에도 윤 후보의 광주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집단 반발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경찰과 취재진 등 5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뒤엉키는 혼선을 빚었다.
오월어머니회와 광주 대학생들은 경찰이 설치한 충돌방지 펜스를 치우라고 요구하는 등 충돌이 발생했다. 또 윤 후보가 참배를 위해 지나가야하는 묘역 앞 계단 앞에 저지선을 만들어 온몸으로 막았다.
이에 윤 후보는 당초 계획했던 묘역 앞에까지는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광주인, 尹후보 긍정적으로 평가"
윤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가진 첫 일정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이끈 고(故) 홍남순 변호사의 생가를 찾아 유족 및 종친인사들과 차담회를 가졌다. 윤 후보는 5.18 운동 당시 어려운 상황에 대해 공감하며 유족들의 응원을 받았다.
윤 후보는 고 홍남순 변호사와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진 조비오 신부님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조 신부님의 막내동생에게) 홍남순 변호사와 조비오 신부가 5·18 당시 같이 내란죄로 구속돼 얼마나 고생했는지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정의로운 일을 했는데 실제로 하나님이 계신다면 왜 우리가 이렇게 고생을 하는 것이냐'는 (홍 변호사님의) 물음에 조 신부님이 '다 하나님 뜻이, 잘 인내하고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했다.
유족들은 "광주 전남인들이 (윤 후보님에 대한) 이미지를 조금 다르게,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그러니 힘을 가지시고 열심히 해달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