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다"고 종업원에게 수프 뿌린 美민폐녀
2021.11.11 05:07
수정 : 2021.11.11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한 식당 카운터에서 손님과 직원이 수프 한 대접을 가운데 놓고 대치하고 있다. 손님이 직원에게 삿대질하며 항의한다. 직원은 손님을 진정시키려 애쓴다.
11일 미국 텍사스의 한 멕시칸 레스토랑에서 발생한 일이다. 현지 언론 등은 당시 상황이 찍힌 식당 폐쇄회로(CC)TV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손님은 점심시간 테이크 아웃으로 수프를 주문했다. 식당은 매뉴얼에 따라 수프를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배달했다. 그런데 손님이 항의 전화를 걸어왔다. 플라스틱 뚜껑이 깨진 채로 도착했다고 했다. 그는 “수프가 너무 뜨거워 플라스틱 뚜껑이 녹은 것”이라며 “수프에 플라스틱이 스며들었다”고 주장했다.
전화를 받은 직원 바넬레 브로랜드(24)는 환불과 무료 쿠폰을 제안하며 해결에 나섰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에서는 반말과 욕설, 고성이 들려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손님은 직접 수프를 들고 식당까지 찾아왔다. 브로랜드가 “원하는 대로 해드리겠다”고 했지만, 그는 “이건 말이 안 되잖으냐”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브로랜드가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자 손님은 수프를 던져버리고 자리를 떠났다. 현장에는 이 손님의 남자친구도 있었지만, 그를 말리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히 수프가 식은 상태여서 큰 부상은 피했다. 하지만 브로랜드는 “수프가 얼굴에 닿았을 때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이번 사건이 큰 트라우마로 남았다”고 전했다. 브로랜드는 이 손님을 고소했고, 해당 식당은 출입을 금지했다.
레스토랑 직원 6년 차인 브로랜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무례한 손님을 상대하는 일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서비스직 종사자에 대한 예의를 당부했다. 바넬레 브로랜드(24)는 논란이 확산하자 직접 틱톡을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 손님은 내 말을 끊고 자신의 말만 했다. 나를 화풀이 대상으로 여겼던 것”이라며 “우리는 언제나 로봇처럼 취급받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다. 가족을 대하듯 친절과 존중으로 대해달라”며 “이번 사건이 종업원의 애환을 이해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영상은 틱톡에서 ‘훈련이 필요한 카렌(Karen)’이라는 제목으로 확산하며 500만 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서양에서 ‘카렌’은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는 중년 백인 여성을 뜻한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