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용화 드론택시..항공기 뜨고내리는 국제공항 날았다
2021.11.12 06:00
수정 : 2021.11.12 06:00기사원문
11일 오전 11시 35분. 독일 블로콥터가 제작한 중량 560㎏의 도심항공교통(UAM) 기체가 김포공항 국제선 활주로를 이륙했다.
기체 위쪽에 달린 8개의 프로펠러가 조종사가 탑승한 케빈을 들어 올려 비행하는 방식이다. 이 기체는 50m 상공에서 시속 48㎞의 속도로 약 3㎞ 거리의 비행을 마친 뒤 이륙한 장소로 되돌아와 사뿐히 착륙했다.
'글로벌 항공정보종합관리망(SWUM)'을 통해 기존 항공기와 UAM의 비행상황이 동시에 표시됐다.
공항에 설치된 영상추적장비가 시연항로와 이착륙 상황을 자동으로 감지·추적했다. UAM은 소위 드론택시, 에어택시 등으로 불린다. 전기동력·저소음 항공기와 수직이착륙장을 기반으로 도심 환경에서 사람과 화물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운송하는 차세대 첨단교통체계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국토교통부는 현대차, 한화시스템 등 37개 기업 및 기관과 'UAM 팀 코리아'를 꾸려 곧 도래할 미래혁신교통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UAM이 상용화되는 오는 2025년이면 김포공항에서 잠실까지 약 10~15분 내로 이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팀 코리아에 참여 중인 SK텔레콤은 비행 중인 UAM 조종사와 지상통제소 사이를 상공과 지상 이동통신망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티맵모빌리티는 도심교통과 UAM을 편리하게 연계하는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도 선보였다. UAM은 버스, 지하철 등 기존 대중교통망과 연계돼야 편의성이 대폭 증가하기 때문이다
전남 고흥에 위치한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서 국산 기제의 시험비행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실시간 비행은 이뤄지지 못했다.
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 중인 '틸트형' UAM이다. 기체가 수직으로 상승할 때까진 프로펠러가 위를 바라본다. 비행고도에 도달하면 프로펠러가 전방을 향해 회전한다. 한국이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기술이다. 미리 촬영해둔 영상을 통해 3분의 1 크기로 축소한 틸트형 UAM이 시속 10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공항공사가 제작한 공항형 '버티포트'의 모형도 공개돼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총 5대의 UAM 기체가 동시에 뜨고 내릴 수 있는 시설이다. UAM 충전, MRO(유지보수) 기능까지 갖춘다. 상용화 시점에 맞춰 김포공항 인근에 완공될 예정이다.
한화와 SK텔레콤이 준비한 가상현실(VR) 부스도 인기가 높았다. 좌석에 앉아 VR 기기를 쓰면 실제 UAM을 탑승한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김포공항 이륙해 한강을 따라 삼성역 착륙지까지 비행하는 공간을 구현했다. UAM에 탑승한 채로 한강다리들과 여의도 파크원, 63빌딩 등 마천루를 감상할 수 있다. 체험자들은 고개를 좌우, 위아래로 움직이며 하늘 위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을 감상하기 바빴다.
시연 뒤 마련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관계 기관장들은 UAM 사업의 성장 속도가 육상 미래모빌리티보다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부 제2 차관을 역임한 김정렬 LX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은 "3년 전 미국에 방문했을 때 자율주행차는 이미 한물간 트렌드로 봤다"며 "자율주행차는 비자율(주행)차가 너무 많아서 제약을 극복하기 어려운 반면 UAM은 새로운 개념이어서 상용화 시점을 더 빠르게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오재학 한국교통연구원 원장도 "공유차량에서는 기존 산업이 존재해 타다 이슈 등 사회적 갈등이 발생했다"며 "UAM산업에서는 기존 산업이 없기 때문에 비교적 빠르게 진행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co@fnnews.com 안태호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