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가을 마법’ 먼저 통했다

      2021.11.14 18:08   수정 : 2021.11.14 18: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마법사가 ‘가을 곰’을 잠재웠다. KT 위즈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서 두산 베어스를 4-2로 눌렀다.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서 1차전 승리한 팀의 역대 우승 확률은 73.7%이다.



KT는 선발 쿠에바스의 완벽한 투구와 배정대의 카운트 펀치 한방으로 가을야구의 강자 두산을 무릎 꿇렸다. 와일드카드 팀 최초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은 안타 수 9-8의 우위에도 홈런 한방에 무너져 내렸다.


배정대는 1-1 동점이던 7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는 이번 포스트시즌서 3승을 올린 두산 불펜의 새 핵심 이영하. 초구 슬라이더를 그냥 보낸 배정대는 2구째 같은 구종이 들어오자 날카롭게 배트를 돌렸다. 맞자마자 두산 좌익수 김재환이 고개를 숙일 만큼 높이, 그리고 멀리 날아갔다. 비거리 120m. 배정대는 올 시즌 고척돔에서 유일하게 홈런을 기록한 KT 타자였다.

기세를 올린 KT는 안타 두 개와 상대 실책 등을 묶어 2점을 추가했다. 팽팽한 경기 양상으로 미루어 후반 3점 차는 크게 느껴졌다. 두산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으로 만든 1사 1,3루서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 때 발빠른 3루 주자 심우준이 추가점을 올렸다.

이어 강백호가 두산 세 번째 투수 이현승에게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 사실상 승부에 쇄기를 박았다. 두산은 9회 초 2사 2루서 강승호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그러나 대타 김인태가 삼진으로 물러나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쿠에바스는 7⅔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빼앗으며 1실점 호투했다. 100개의 공을 던진 후 투수 교체를 위해 올라온 코치에게 아쉬움을 표시할 만큼 투지가 넘쳤다. 지난달 31일 삼성과의 1위 결정전에 이어 연속 호투로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1차전 MVP에 선정.

KT는 쿠에바스에 이어 조현우(홀드)-김재윤(세이브)으로 마운드를 이어갔다. 강백호 3타수 3안타 1타점, 배정대 결승 홈런, 심우준 멀티히트 등 타자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두산은 8번 강승호등 네 타자가 2안타씩을 터트렸다. 두산 선발 곽빈은 5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다. 2차전은 15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KT 이강철 감독은 외국인 타자 호잉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고, 호투하던 선발 투수 쿠에바스를 8회 교체하는 등 짠물 운영으로 눈길을 끌었다. KT는 0-0이던 4회 무사 1,2루 기회서 호잉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었다. 이어서 장성우의 희생플라이로 가볍게 선취득점.

강백호의 안타와 유한준의 3루 강습(실책으로 기록) 타구로 만든 찬스였다. ‘미라클 두산’은 5회 곧바로 반격했다. 1사 후 8번 강승호가 큼직한 중월 3루타를 터트렸다. KT와 마찬가지로 9번 김재호의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2회와 3회 연속 선두타자 안타에도 불구하고 득점을 무산시킨 두산은 더 이상의 미라클을 보여주지 못했다. 4회엔 1사 2,3루의 선제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양석환과 박세혁이 잇달아 삼진으로 물러났다. 위기 다음 찬스라는 야구 속설 그대로 4회 말 상대에게 선제 점수를 내줬다.

KT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승리를 이끈 이강철 감독은 “(선발 쿠에바스 교체에 대해) 완투까지 생각했으나 3점 차여서 바꿨다.
2차전은 큰 경기에 강한 소형준을 선발로 내겠다”고 밝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차전서 4연속 삼진을 당한 양석환의 타순 조정을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두산의 2차전 선발은 최원준으로 예고됐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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