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화가' 박수근의 모든 것..봄을 기다리는 나목展
2021.11.15 13:50
수정 : 2021.11.15 14:47기사원문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 화가' 박수근. 그가 타계한지 56년만에 이제서야 고목나무에 꽃이 피듯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서 첫 개인전이 열렸다. 우리나라 초·중·고교 미술 교과서에 그의 몇몇 작품은 단골로 실릴만큼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의 작품세계 전체를 조망해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았다.
이번 전시에선 그가 살아오면서 바라봤던 세상과 풍경을 그의 생애 순으로 나눠 소개한다.
'밀레를 사랑한 소년'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첫번째 전시장에는 보통학교 졸업 후 가세가 기울면서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하고 18세에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하며 화가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뤘다. 박수근이 그림을 공부하기 위해 참고했던 화집, 미술잡지, 그림엽서 등의 자료들은 그가 다양한 미술 정보를 섭렵하며 화풍을 완성하게 된 과정과 박수근 예술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미군과 전람회'라는 타이틀로 시작되는 두번째 전시장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서울에서 그가 용산 미군부대 도서실에서 진행했던 전시와 그의 대표작 '나무와 두 여인'을 조망한다. '창신동 사람들'이라는 제목을 내건 세번째 전시장에서는 그가 전후 정착했던 창신동에서 그려냈던 가족과 이웃, 시장 상인의 모습과 풍경을 담은 작품들이 한영수의 사진과 어우러진다.
마지막 전시실의 주제는 '봄을 기다리는 나목'이다. 이 전시실에서는 박수근이 그의 짦은 인생 속에서 추구하고 완성해낸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그의 그림에서 자주 다뤄졌던 고단한 노동을 하는 여성과 잎사귀를 다 떨군 나목을 통해 헐벗고 추웠던 전후시대를 맨몸으로 버텨냈던 한국인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내년 3월 1일까지.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