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평화 프로세스 환상 아냐…종전 선언, 새 질서 출발점"(종합2보)

      2021.11.16 05:14   수정 : 2021.11.16 05:14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평화 체제, 한반도 미래 규정할 원칙·규범으로 이뤄질 것"
"누구도 떠날 수 없는 구조 고안해야…北에 득실 명확히 제시"
미·중 경쟁도 거론…"중국과의 파트너십도 필요"

[워싱턴=뉴시스]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최한 '한·미 전략 포럼 2021'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사진=주미대사관 제공) 2021.11.15.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차 방미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현지 싱크탱크를 찾아 남·북·미 간 새 질서 출발점 차원의 종전 선언 및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 차관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최한 '한·미 전략 포럼 2021'에 참석해 "우리는 평화 프로세스에 환상을 가진 적 없다"라며 그럼에도 이를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 프로세스는 길고 고되고 심지어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라며 "그 길에서 북한은 뒤를 돌아보려 하거나 의심을 품거나 망설일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북한을 계속 궤도에 둘 수 있도록 하는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최 차관은 "누구도 전체 프로세스에서 쉽게 떠날 수 없는 구조를 반드시 고안해야 한다"라며 "무엇을 얻거나 잃을 수 있는지를 명확히 제시한다면 우리는 프로세스를 고수하는 게 최선이라고 북한을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남·북 및 남·북·미 간 활발한 교류가 이뤄졌던 2018년도 같은 맥락에서 언급됐다. 최 차관은 "2018년에는 우리가 이런 프레임워크를 설립하고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할 수 있다는 생생한 희망의 감각이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당시 남·북·미 관계가 함께 강화되는 구조를 짤 수 있었다며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안다"라며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평화 프로세스 지속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 선언을 두고는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려는 노력"이라며 "우리 정부는 비핵화에 되돌릴 수 없는 진전을 이루고 이례적으로 긴 휴전을 평화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을 시작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는 길이 멀고 멀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라며 "한국 외에 누가 이런 대담한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수 있나. 어떤 국가가 (한국보다) 이런 일을 할 자질을 갖췄나"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평화 체제는 한반도의 미래를 규정할 일련의 규범과 원칙으로 구성될 것"이라며 여기에는 "남·북 정치적 관계 조정과 군사적 신뢰 구축 조치, 경제·사회적 교류"가 포함되리라고 예고했다.

최 차관은 "종전 선언은 비핵화 대화와 평화 협상의 길을 엶으로써 남·북과 미국에 이 새로운 질서의 윤곽을 그릴 의미 있는 출발점(entry point)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또 "전쟁 종식과 평화 프로세스 시작은 도의적으로도 옳다"라고 했다.

그는 한·미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활발한 양국 협의를 이어 왔다며 "이것이 많은 사실과 전통과 현실을 말해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 간 강력한 공동체 의식이 있다며 "이것이 더 확장하기를 희망한다"라고 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중국과의 관계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최 차관은 미·중 경쟁 심화 국면에서 한국이 가야 할 길에 관해 "우리는 중국 정부와 좋은 업무 관계를 맺고 있다"라며 "그들은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모든 국내 정책과 마찬가지로 외교 정책도 한국 국민의 필요와 관심사에 기여해야 한다"라며 "한국과 중국의 교역 규모는 미국 및 일본과 우리의 교역 규모를 합친 것보다 크다"라고 발언, 이를 무시할 수 없다고 짚었다.

최 차관은 또 "(미국과 중국 사이가) 점점 더 경쟁적으로 될수록 우리 외교 정책 공동체 내에서도 긴장이 고조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한반도를 평화롭게 하려 하고 그 구조를 설립하려 한다. 워싱턴 동료의 지원과 지지, 동의와 협의 없이는 이를 할 수 없다"라면서도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또한 중국과의 파트너십도 필요하다"라고 했다.

최 차관은 "원하든 원치 않든 이게 우리가 속한 전략적 무대이자 우리 정책의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한국 정부가 중국과 좋은 업무 관계를 맺으려 노력 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시장 점유를 다각화하려 노력 중"이라며 "우리는 유럽연합(EU) 시장과 미국, 그리고 동시에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유일한 나라"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의 국익 측면에서 한국과 중국 간 관계가 좋아야 하는가, 나빠야 하는가 자문한 뒤 "내겐 명확한 답이 없다"라고 했다.

앞서 최 차관은 한·미 및 한·미·일, 한·일 외교차관 회담 및 협의회 참석차 전날인 14일 미국에 입국했다.
그는 입국하며 특파원들과 만나 "종전 선언 추진에 한·미 간 이견이 없다"라며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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