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NG

      2021.11.16 18:00   수정 : 2021.11.16 18:00기사원문
코로나발 불황 속에서도 수출은 꾸준히 늘어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4~5년 주기로 부침을 겪던 조선업계에도 서광이 비쳤다. 지난해 세계 선박 발주량의 42.6%를 수주했던 한국이 올 들어 호조를 이어가면서다.



'조선 명가'의 부활을 알리는 축포가 다시 터졌다. 15일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열린 '한·모잠비크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플랜트) 출항 명명식'이 그 현장이었다.


FLNG는 바다에 뜬 채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채굴해 정제·저장, 처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코랄 술'로 명명돼 16일부터 모잠비크 근해 코랄 가스전으로 이동해 하루 340만t의 LNG를 생산하게 된다.

지난 9월 중국에 밀려 선박 수주량 2위를 차지했던 한국이 10월에 다시 1위로 올라섰다. 현대중공업과 대우해양조선이 LNG 운반선 등을 대거 수주하면서다. 삼성중공업도 지금까지 세계에서 발주된 FLNG 4척 중 3척을 건조했다. 국내 조선 빅3 모두 저유가 시절의 불황을 털어내고 부흥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셈이다.

몇 년 전 함정 방공전투시스템인 이지스 체계를 개발한 미국 록히드마틴사를 방문했을 때다. 당시 회사 간부들이 이순신 장군이 만든 판옥선과 거북선을 거론하며 "16세기 한국의 조선술이 세계 최고였다"고 치켜세웠다. '신의 방패'(이지스 체계)를 팔려는 속내였을지 모르나 구축함 등 한국의 선박 건조 능력을 높이 평가했던 셈이다.

그래서 국내 조선업의 양적인 성장 못잖게 기술적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반갑다. 이번에 건조한 코랄 술은 수심 2000m에서도 운용가능하다.
게다가 탄소 배출량을 저감시킨 가스터빈 발전기와 폐열 회수 시스템 등 친환경 기술을 적용했다. 글로벌 탄소중립 어젠다로 인해 LNG 수요는 더 늘게 된다.
부단한 기술 혁신으로 '조선업계의 봄날'이 더 길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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