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도 소로스도… 증시 거품론에 미국주식 팔아치웠다
2021.11.16 17:38
수정 : 2021.11.16 17:59기사원문
■버핏·소로스 주식 비중 축소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13F(Form 13F)' 보고서에 따르면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와 '헤지펀드 대부' 조지 소로스가 운영하는 소로스펀드 모두 올해 3·4분기 주식비중을 축소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4개 분기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주식 순매도액은 20억 달러에 달한다. 소로스펀드 역시 올해 3·4분기 미국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올해 3·4분기 말 기준 소로스펀드의 미국 주식투자 규모는 전분기 대비 2억520만달러 급감한 49억6000만달러다.
이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이유는 미국 증시 거품론 또는 증시 하락 전망과 무관치 않다.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지난 5월 주식 시장에 대해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우회상장에 대한 광풍이 불고 있으나 이 같은 붐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우회적으로 증시의 거품을 경고한 바 있다.
월가에서도 내년 미 증시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지금보다 5% 하락한 4400선으로 후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완화 정책이 후퇴하고 있고 자산가치는 부풀려져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미국의 성장 둔화, 공급망 차질 등이 주가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 대가들 어떤 종목 사고 팔았나
버크셔해서웨이는 금융주와 일부 제약주 비중을 축소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비중을 각각 4.3%, 6% 줄였고 전분기 새로 사들였던 애브비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은 각각 30%, 16% 대폭 축소했다.
다만 제약주를 모두 정리한 건 아니다. 글로벌 신약 특허권 투자회사인 로얄티파마는 신규편입했고 글로벌 제약사 테바 역시 여전히 보유중이다.
래리 핑크가 이끄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소로스펀드는 모두 고성능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인 맥심인터그레이티드와 희귀 난치성질환 전문 제약사 알렉시온의 비중을 축소했다.
대신 블랙록은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기술주 비중을 늘렸고 세계 최대 물류기업인 GXO로지스틱스와 속옷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 전기차업체 루시드 등을 신규 편입했다.
소로스펀드는 MGM의 부동산 자회사 MGM그로스프로퍼티와 주택건축업체 닥터호튼 등 건설주 비중을 늘렸고 JP모간과 골드만삭스 등 금융주도 추가로 담았다.
레이 달리오가 이끄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지난해 대량 매수했던 월마트와 존슨앤존슨을 각각 0.89%, 0.55% 축소하는 등 필수소비재 비중을 줄였다.
대신 신흥시장 관련 ETF 비중을 대거 확대해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아이셰어즈 MSCI이머징인덱스펀드(EEM)와 아이셰어즈코어MSCI이머징마켓 ETF(IEMG) 비중을 각각 4.78%, 2.83% 늘렸고 뱅가드 FTSE이머징마켓 ETF(VWO) 역시 2.28% 확대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비중 역시 0.6% 늘렸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