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 집값 2억 오를때, 하위 10% 100만원 상승 '47배差'
2021.11.16 17:57
수정 : 2021.11.16 17:57기사원문
■정부 초강력 규제에도 "집 살래"
정부가 초강력 부동산 규제 대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지만 다주택자는 줄지 않고 있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주택을 소유한 개인은 1469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36만1000명(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2주택 이상을 소유한 사람은 232만명으로 전년(228만4000명) 대비 3만6000명 증가했다. 이는 주택소유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강화 등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집을 매입한 것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지난해까지 26차례가 넘는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유동성 증가에 따른 부동산 광풍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소유 건수를 기준으로 보면 2주택자와 3주택자는 증가했지만 4주택자와 5주택 이상 소유자는 감소했다. 종부세 강화 등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규제에 집을 4채 이상 가지고 있던 개인 소유자는 일부 집을 내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집을 보유한 이들의 추가 구매는 막지 못했다.
2주택자는 179만6891명에서 183만140명, 3주택자는 29만2677명에서 29만7025명으로 각각 늘었다. 반면 4주택자는 7만6128명에서 7만5669명, 5주택 이상은 11만8062명에서 11만6814명으로 줄었다.
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무주택 가구는 처음으로 900만가구를 돌파하는 등 양극화는 심해졌다. 지난해 무주택 가구는 919만7000가구로 전년(888만6922가구)에 비해 31만가구나 늘었다.
영끌족이 생기는 부동산 광풍 속에서도 전체 2092만7000가구 중 43.9%는 집 한채 없었다.
51개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2000가구로 집계됐다.
■상·하위 10% 집값 격차 47배
부동산 자산의 쏠림 현상은 더 심화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서민의 주택 마련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주택을 소유한 가구 중 상위 10%(10분위)의 평균 집값은 하위 10%(1분위) 평균 집값의 47배에 달했다.
주택 자산가액이 가장 높은 상위 10% 가구의 평균 주택가격은 13억900만원으로, 1년 전(11억300만원)에 비해 2억600만원(18.7%) 뛰었다.
주택 자산가액이 가장 낮은 하위 10% 가구의 평균 집값은 2800만원으로, 1년 전(2700만원)보다 100만원(3.7%) 오르는 데 그쳤다. 상·하위 10% 간 집값 격차는 2016년 33.8배, 2017년 35.2배, 2018년 37.6배로 계속 벌어지다 2019년에는 41배를 기록한 바 있다.
상·하위 10% 간 주택 면적은 두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평균 주택 면적은 상위 10%의 경우 114.1㎡, 하위 10%의 경우 62.3㎡로 1.8배 차이났다.
지난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30세 미만 가구주(18만7000가구)는 전년보다 1만8000가구 증가하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로 주택을 구입한 현실이 고스란히 지표에도 드러났다. 증가율(10.5%)로 보면 전 연령층 중 가장 많이 늘어났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