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해찬 극비회동...여도야도 '상왕' 논란 불씨 키울라

      2021.11.18 16:36   수정 : 2021.11.18 16: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이해찬 상임고문과 극비리에 회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선대위가 출범 한달만에 전면쇄신론이 연일 분출하는 상황에서 이 고문이 구원투수이자 여당 '킹메이커'로 등판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다만 당 일각에선 이 고문 투입이 중도확장엔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어 실제 등판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18일 민주당에 따르면 두 사람은 전날 저녁 서울의 한 식당에서 배석자 없이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날 회동은 선대위 상임고문들과 이재명 후보가 상견례 겸 선거 조언을 구하는 자리였으나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는 일정이 맞지 않아 불참했다고 한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상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안다. 이 후보는 후보로서 선대위 상임고문과 항상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그 일환으로 생각해 달라"고 했다.

이 고문은 당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를 도와준 인연도 있다. 지난 8월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논란 당시 황씨 자진 사퇴를 설득한 이도 이 고문이다. 두 사람의 회동에선 선거 및 정국 상황 논의 이외에 등판 요청 등은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 일각에선 현재 캠프 위기 상황을 수습할 적임자로 이해찬 등판론이 나온데 대해선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해찬 등판론'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당이 가진 훌륭한 자산을 총결집해보자는 취지"라며 시급한 등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캠프가 최근 컨트롤 타워 부재 심화로 제기능을 못하고 사실상 후보 혼자 뛰는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위기가 심화된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의혹 사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정체 현상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당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이해찬 전 대표가 별로 중도 확장은 주특기가 아니다. 9년 전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한테 지던 해에 별로 대선에 도움 안 된다고 (대표를) 중도 사퇴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또 비슷한 이유로 원내 1, 2당 대선 후보 모두가 정치 경험이 전무한 '0선' 후보 대결이 벌어진 이번 대선에서 원로들의 '상왕(上王)'논쟁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만약 이 고문 등판이 성사된다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 합류가 유력시 되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33년 악연' 라이벌들의 자존심을 건 '킹메이커' 대결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1988년 4월 13대 총선 서울 관악을에서 맞붙었으나 이 고문이 5천여표 차이로 승리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선 민주당 비대위 수장이던 김 전 위원장이 인적쇄신을 이유로 이 고문을 공천배제하자 이 고문이 반발해 세종시에서 무소속 출마로 당선됐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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