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소금산이냐, 땅의 길 치악산이냐
2021.11.19 04:00
수정 : 2021.11.19 04:00기사원문
올해 치악산 둘레길 11코스 한가터길이 개통되면서 모두 11개 코스로 구성된 치악산 둘레길 140㎞가 완성됐다.
■특별한 추억과 낭만이 가득한 밤, 소금산그랜드밸리
원주의 소금산 그랜드밸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출렁다리를 출발해 데크산책로-소금잔도-전망대-소금산 울렁다리를 거쳐 에스컬레이터로 내려오는 코스다. 현재 소금잔도와 전망대인 스카이타워가 막바지 공사가 진행중이다.
소금산 정상부 아래 절벽을 따라 산 벼랑을 끼고 도는 소금잔도가 오는 12월 개장한다. 고도 200m 높이의 절벽 한쪽에 363m 길이로 만든 아슬아슬한 길을 걷는 소금잔도는 중국 장가계 못지않은 짜릿함이 기대된다. 소금잔도를 건너면 하늘 위 우뚝 서 있는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상공 150m 높이에서 간현관광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건너가는 사람이 아찔하여 마음이 울렁거린다는 의미의 소금산 울렁다리는 소금산 출렁다리보다 2배 더 긴 404m, 높이 100m, 폭 2m인 국내 최장 보행 현수교다. 소금산 울렁다리 바닥 일부 구간은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 아찔하고 스릴 넘치게 섬강의 빼어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스카이타워와 소금산 울렁다리 역시 12월 개장이 목표다.
소금산 울렁다리를 맞이하기에 앞서 소금산 출렁다리를 찾았다. 사진으로만 봐도 짜릿함이 전해질 정도로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는 소금산 출렁다리는 길이가 무려 200m이며, 높이도 100m다. 바닥이 격자형으로 만들어져 발 아래가 훤히 보인다. 폭 1.5m로 두 사람 정도 지나갈 수 있지만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어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과 마주칠 걱정은 없다. 안전하게 설계된 다리지만 바닥을 보면 아찔해서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앞만 보면서 천천히 걷다보면 주변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시선을 빼앗겨 두려움도 사라진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소금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하늘바람길 산책로를 따라 하산하는 길로 나뉜다. 하늘바람길을 따라 내려오다보면 출렁다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직접 건널 때 보다 멀리서 다리를 바라보면 더 아찔함이 느껴진다.
출렁다리가 있는 소금산 암벽 봉우리 스카이워크 전망대에서는 섬강의 빼어난 풍광이 여행객을 맞는다. 출렁다리 진입로는 데크로 조성해 어른, 아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간현관광지에 위치한 출렁다리와 더불어 주변에 원주 레일바이크, 뮤지엄 산, 조엄 묘역 등이 있어 원주 문화를 즐기기에 좋다.
간현관광지는 서쪽으로 17㎞ 떨어진 섬강과 삼산천 강물이 합수되는 지점에 위치한 원주 대표 관광지다. 검푸른 강물 주변으로 넓은 백사장과 기암괴석, 울창한 고목이 조화를 이루고 강의 양안으로 40∼50m의 바위 절벽이 병풍처럼 관광지를 감싸고 있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소금산 그랜드밸리의 밤은 더욱 특별하다. 야간에 즐길 수 있는 '나오라쇼'가 있어서다. 나오라쇼는 '나이트 오브 라이트 쇼(Night of Light Show)'의 줄임말로 '간현에 나와 빛의 밤을 즐기자'는 뜻이다.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과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소금산 그랜드밸리에서 아름다운 조명쇼와 신비한 이야기를 동시에 만날 수 있다.
나오라쇼의 미디어 파사드는 일단 압도적인 크기가 자랑거리다. 가로 250m, 세로 70m 크기의 자연 암벽에 빔 프로젝트를 활용해 입체영상을 투사하며 레이저와 조명 연출이 연계돼 국내 최대 규모의 미디어 파사드를 감상할 수 있다. 치악산에서 수도하던 어느 선비가 구렁이에게 잡혀먹히려던 꿩을 구해줬다가 목숨을 구하게 됐다는 원주 지역의 대표적인 설화 '은혜 갚은 꿩'을 소재로 한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삼산천교를 따라 레이저, 안개분수 등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빛의 쇼도 볼거리다. 폐자재에 생명을 불어넣어 탄생한 생명의 나무 미디어아트 조형물, 수목조명이 밝히는 신비로운 숲을 지나 천렵을 주제로 한 몽환적인 홀로그램까지 빛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풍경이 압권이다.
■사계절 팔색조 매력, 치악산 둘레길
중부지방 내륙산간에 위치한 치악산도 원주 여행에선 반드시 둘러봐야 할 코스다. 치악산은 주봉인 비로봉(1288m)을 중심으로 동쪽은 횡성군, 서쪽은 원주시와 접하고 있다. 치악산은 남쪽의 남대봉과 북쪽의 매화산 등 1000m가 넘는 고봉들 사이에 가파른 계곡들이 자리해 예로부터 산세가 뛰어나고 험하기로 이름이 높다.
치악산 둘레길은 거칠고 투박한 길로 사계절이 뚜렷한 팔색조 매력을 보여주는 도보여행길이다. 등산로, 샛길, 임도, 둑길, 옛길, 마을길 등 기존의 길들을 연결하고, 새로운 길도 내고 다듬어 11코스의 길이 이어진다. 둘레길 곳곳마다 소박한 삶의 체취와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도보여행자들의 편의를 위해 각 코스마다 코스안내표식, 길잡이 띠, 스탬프 인증대를 설치했다.
치악산 둘레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11코스는 숯돈골과 한가터를 거쳐 국형사(國亨寺)까지 크고 작은 고개와 능선을 경유한다. 치악산 자락의 맑고 깨끗한 계곡들도 많아 다채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560m 높이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원주시 풍경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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