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북녘 보이는 전방고지 백골로 남고파"(종합)

      2021.11.23 13:12   수정 : 2021.11.23 15: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향년 90세를 일기로 사망한 가운데 유언이 공개됐다.

이날 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브리핑을 열고 "'북녘이 내려다 보이는 전방고지에 백골로 남고 싶다'고 했다"며 "2014년 발간한 회고록이 사실상의 유서"라고 밝혔다.

이어 "(전 전 대통령이) 평소에도 가끔 '나 죽으면 화장해서 뿌려달라'고 말했다"며 "가족들은 유언에 따라 그대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전 대통령의 장례는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족장으로 치를 것이고 (유해는) 화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민 전 비서관은 '5·18 피해자 유족에게 남긴 말이 없냐'는 질문에는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며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언제 어떻게 그 당시 공수부대를 지휘했고 발포 명령을 했느냐 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한다.
발포 명령은 있지도 않다는 게 재판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3년 전 백담사 가시던 날 성명에도 발표하시고 피해자들한테 여러차례 미안하다는 뜻을 밝히셨고 광주 청문회 때도 말씀하셨다"며 "대통령이 되신 후 광주 사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들을 충분히 못하셨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 유감스럽다고 했다"고 말했다.

민 전 비서관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5분쯤 자택 화장실을 다녀오다 쓰러졌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그대로 숨졌다. 당시 자택에는 곁에 있던 이순자 여사가 경호팀에 연락을 취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혈액암의 일종인 만성 골수종(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았지만 적어도 열흘 전까진 혼자서 움직임도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대통령의 시신은 이날 오후 4시 이후 빈소가 마련될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장례식은 삼남 전재만씨가 미국에 체류중인 관계로 3일장 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를 비롯한 유족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오전 9시12분쯤 전 대통령의 사망을 확인하고, 오전 11시8분쯤 과학수사대를 투입해 현장 확인에 나섰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되면 고인의 시신을 병원으로 이송할 예정이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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