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금 노리고 백내장 수술 건보공단, 과잉진료기관 잡아낸다
2021.11.24 18:04
수정 : 2021.11.24 18:04기사원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급증의 주범으로 꼽히는 백내장 수술에 대해 칼을 빼든다. 실손보험금을 목적으로 백내장 질환 관련 과잉진료(수술)가 늘고 있다고 보고, 민간 보험사와 함께 의심의료기관에 대한 기획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건보공단이 특정 질환에 대한 기획조사를 나선 것은 처음이다.
24일 건보공단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보험사기 공동조사를 위해 출범한 '공·민영보험 공동조사 협의회'는 백내장 수술과 관련해 과잉진료가 많다고 보고 이를 위한 기획조사를 준비 중이다. 협의회는 건보공단과 금융감독원, 민간보험인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이 참여한다. 건보공단은 민간 보험사와 합동으로 백내장 수술 과잉진료 의심 의료기관을 추려, 이들에 대해 직접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향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함께 백내장 수술에 대한 수가 개선까지 추진키로 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건보공단 자료 등을 분석해 (백내장 수술) 과잉진료가 의심이 되는 의료기관에 대해 조사에 나서고 향후 수사의뢰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백내장 수술은 최근 가파르게 오르는 실손보험 손해율 급증의 주범으로 꼽힌다. 손보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백내장 수술 관련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규모는 약 93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2018년 2491억원과 비교할 때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금은 지난해 수술 전 검사비인 안구안와초음파검사, 눈의계측검사 등이 건강보험에 적용되면서 비급여인 다초점렌즈비의 실손청구 급증과 함께 가파르게 늘었다.
건보공단이 백내장 수술에 칼을 빼든 것은 민간 실손보험금을 목적으로 불필요한 백내장 수술이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노년 백내장은 전년 대비 13.0% 증가했으며, 백내장 수술 청구빈도 및 의료이용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40~60대 연령의 수술 건수는 지난 2016년 23만건에서 지난해 39만건으로 71% 증가했다.
건보공단은 백내장 수술과 함께 낮병원 입원비에 대한 거짓·부당청구도 민간 보험사와 함께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낮병원 입원비는 하루 6시간 이상 병원서 관찰 후 퇴원할 경우 병원이 건보공단에 청구하는 입원료다.
하지만 최근 일부 병원에서 만 6시간이 아닌데도 낮병원 입원비를 청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낮병원 입원비 또한 실손보험금을 목적으로 한 과당 청구 대표 사례 중 하나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