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출현에 세계 각국 '비상체제' 돌입 ...백신 개발도 착수

      2021.11.28 10:15   수정 : 2021.11.28 11:17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코로나19 델타 변이보다 감염력이 2~5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출현 소식에 각국이 서둘러 국경 봉쇄에 들어가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백신 개발사들도 발빠른 대응에 들어갔다. 다만 이미 여러 국가에 오미크론이 상륙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당분간 확산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7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주요국 정부와 지역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새 변이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남아프리카발 입국을 일시 제한한다는 조치를 내놨다.

지난 25일 영국과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이후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미국, 아시아·태평양 주요국은 남아공과 인근 국가에서 오는 항공편을 중단하거나 자국민 외 입국 금지, 격리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은 남아공을 비롯해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남아프리카 지역 8개 국가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를 내렸다.

또 미국 뉴욕주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로써 뉴욕주에선 남은 병상이 10% 미만이거나 주정부가 따로 지정한 병원들은 비응급, 비필수 환자들을 거부할 수 있게 된다. 코로나19 감염자 치료에 의료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최소 내년 1월 15일까지 시행할 방침이다.

백악관 최고 의학 자문역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 ‘미국에 이미 오미크론이 상륙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28일부터 이들 8개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내국인 입국자는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10일간 시설에 격리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같은 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은 입국 후 둘째 날 핵산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올 때까지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등 입국 규제 강화를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아예 외국인의 입국을 2주 동안 전면 금지키로 했다. 홍콩은 27일 0시부터 아프리카 8개국에서 최근 3주간 머무른 홍콩 비거주자 입국을 제한했다. 마카오 특별행정구 정부는 마카오행 여객기에 8개국을 거친 이들의 탑승을 금지시켰으며 대만은 아프리카 6개국 입국자에게 3주 격리를 의무화했다. 중국 본토는 아직 발표가 없지만 ‘제로(O)방역’을 목표로 고강도 통제에 나서고 있는 만큼 조만간 관련 조치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노동신문 역시 “최근 아프리카대륙의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이비루스가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면서 오미크론 등장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각국에선 이미 오미크론 환자가 확인되고 있다. AFP 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체코, 네덜란드, 이스라엘, 홍콩 등에서 감염자가 나왔다. 이들은 남아공을 비롯해 오미크론 우려지역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이 갑작스러운 국경 봉쇄에 나서면서 여행객들이 불똥을 맞고 있다. 해당 조치가 처해진 국가의 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은 몇 시간 동안 발이 묶였고 아예 귀국 항공편을 구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백신으로 형성된 면역력을 무력화할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백신 개발사들도 서둘러 대응에 나서는 상황이다. 모더나는 오미크론에 맞설 수 있는 부스터샷 개발을 시작했고 노바백스도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존슨앤존슨은 새 변이에 대한 백신 효과 시험에 들어갔으며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바이오엔테크는 “필요한 경우 새 변이종에 맞춘 새로운 백신을 100일 이내에 출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TO)는 26일(현지시간)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B.1.1.529)를 ‘우려 변이’로 분류하고 이름을 그리스 알파벳의 15번째 글자인 오미크론으로 지정했다.

우려 변이는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나 치명률이 심각해지고 현행 치료법이나 백신에 대한 저항력이 커져 초기 조사가 진행 중일 때 이같이 분류된다.
인도에서 처음 발견돼 우세종이 된 델타 변이 등이 우려 변이로 지정돼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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