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제선 신규 예약 금지"...기시다, '하늘 길 기습 봉쇄'

      2021.12.01 17:44   수정 : 2021.12.01 17:50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유입을 막기 위해 12월 말까지 일본 도착 국제선 신규예약 전면 금지라는 초강수를 뽑아들었다. 일시 해외 방문 중인 일본 거주 외국인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의 귀국도 막히게 됐다. 전세계 외국인 신규 입국 전면 금지 시행 하루 만에 사실상 하늘 길을 끊어버리는 추가 조치를 발표한 것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1일 오미크론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항공사들에게 12월 말까지 한 달 간 일본 도착 모든 국제선에 대한 신규 예약을 중지하도록 요청했다. 형식은 요청이나 사실상 명령과 다름없는 것으로, 항공사 가운데 빠른 곳은 이날부터 신규 예약 중지에 들어갔다.
다만, 이미 항공권 예약을 마친 경우까지는 운항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거주 외국인, 또는 일본인 가운데 일시 해외를 방문했다가 미처 항공권 예약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12월 한 달 간 꼼짝없이 해외에서 발이 묶일 것으로 보인다. 자국민조차 귀국이 막힌 것에 대해 일본 국토교통성은 "긴급 피난적인 예방조치"라고 대응했다.

전날 일본에서 첫 오미크론 확진자(30대 나미비아 국적 남성)가 나온데 이어 11월 말 해외에서 입국한 외국인 남성이 이날 두 번째 오미크론 감염자로 판명나자, 사실상 국경 봉쇄 수준의 방역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미크론이 집중 발생한 남아프리카 10개국에서 오는 외국인에 대해 신규입국뿐만 아니라 재류 자격을 갖춘 외국인의 재입국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재입국은 일본에서 체류할 수 있는 사증(비자)을 가진 외국인이 외국 방문 후 다시 일본에 입국하는 행위를 말한다. 재입국 금지 대상은 남아공과 에스와티니, 짐바브웨, 나미비아, 보츠와나, 레소토, 모잠비크, 말라위, 잠비아, 앙골라 등 남아프리카 지역 국가다.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한국 내 오미크론 확산 정도에 따라 일본 거주 한국인들의 한국 방문 후 일본 재입국이 일시 막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말연시, 한국 방문을 계획했던 한국 국적의 재일동포, 장기 체류자들 가운데는 이미 일정을 포기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일본 정부는 코로나 확산 초기인 지난해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주요국을 방문했던 일본 거주 외국인의 입국을 수개월간 막은 바 있다.

기시다 총리가 사실상 국경봉쇄 수준의 조치를 뽑아든 것은 코로나 방역에 '무르게' 대응했다가 실각한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두 정권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비판은 감수하겠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며 오미크론 유입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권 사수 차원에서 초강경 대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 유예기간 없이 기습 작전을 벌이듯 입국 규제 대책을 내놓고 있어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이날부터 코로나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을 시작했다. 2차 접종 후 8개월이 지난 경우를 대상으로 하며, 우선 접종대상자는 의료진이다.
다음 달부터는 약 3600만명인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접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