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탈옥시키려 땅꿀까지...'미인대회' 출신 32세 연하 아내
2021.12.02 07:44
수정 : 2021.12.02 07: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진정한 사랑일까, 사주를 받은 행동일까, 아니면 숨겨진 재산을 찾기 위해서였을까.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64)의 아내 엠마 코로넬 아이스푸로(32)가 미국 워싱턴 연방 법원에서 3년형을 선고 받았다. 남편의 탈옥을 돕고 마약 카르텔 자금 관리를 지원한 혐의다.
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워싱턴 연방법원 루돌프 콘트레아스 판사는 엠마 코로넬에게 검사가 요청한 4년보다 낮은 3년형을 선고했다.
‘엘 차포(El Chapo·땅딸보)’라는 별명을 가진 구스만은 미국 검찰에 기소된 후 32년간 3번의 체포와 2번의 탈옥을 하며 영화에나 나올법한 추격전으로 유명인이 됐다.
하지만 2019년 구스만이 미국 뉴욕에서 재판을 받을 때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은 그의 아내 코로넬이다. 화려한 미모와 세련된 패션의 그녀는 차분한 말투로 시종일관 남편을 두둔했다. 또 자신은 남편이 무슨 사업을 하는지 모르는 평범한 아내라고 밝혔다.
그녀의 패션에 관심이 쏟아지자 코로넬은 ‘엘 차포’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를 만드는 사업수완을 발휘했다. 미국의 리얼리티 TV쇼에까지 출연했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서 2015년 구스만이 멕시코 감옥을 탈출할때 코로넬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코로넬은 남편에게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시계를 몰래 건냈고, 교도소 주변 토지를 사들인 후 교도소 화장실까지 1.6㎞가량의 땅굴을 파는 대담한 계획을 실행해 탈옥을 성공시켰다. 이후 다시 체포된 구스만은 미국으로 송환됐고, 2019년 콜로라도의 최고의 보안 교도소에서 종신형을 살고 있다.
코로넬은 남편이 감옥에서도 마약 대금을 징수하고 마약과 무기 선적을 지시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전달 역할을 한 것도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다만 판사는 이번 판결에서 코로넬이 미성년자일때 구스만을 만나 18세 생일에 결혼한 점, 마약 카르텔에서 지원하는 정도의 작은 역할을 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코로넬은 아홉살짜리 쌍둥이 딸을 양육할 수 있도록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진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