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부스터샷 뚫은 오미크론… 백신 무력화 '최악 위기'
2021.12.02 18:05
수정 : 2021.12.03 12:55기사원문
심지어 이스라엘의 첫 확진자는 화이자 백신을 '부스터샷(3차접종)'까지 완료했지만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스터샷 맞고도 '돌파감염'
1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에서 첫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달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캘리포니아로 돌아온 여행객이 오미크론 감염으로 격리돼 있으며, 당국이 적극적으로 접촉자 추적을 하고 있다"며 "이 환자는 백신 완전 접종자로 증상이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걸프만 지역에서도 오미크론 돌파감염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한 첫 사례다. UAE 국영 WAM 통신은 확진 판정을 받은 여성이 모더나 백신 2차접종을 완료한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사우디와 UAE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으로 발견된 11월 24일 이후 남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국경을 봉쇄했지만 확산을 막지 못했다.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는 지난달 분석한 모든 코로나 샘플의 74%, 즉 4분의 3 가까이가 오미크론 변이였다고 밝혔다. 검출된 지 4주가 채 안 된 상황에서, 이미 오미크론이 지배종이 된 것이다.
화이자 백신을 부스터샷까지 3차례 모두 맞은 이스라엘 심장 전문의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대규모 학회에 참석했다가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또 다른 한 명의 감염자는 이 50대 남성 의사와 접촉한 70대 심장병 전문의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에서는 모두 4건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보고됐으며, 10명의 의심환자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일본 첫 감염자도 지난 7월 모더나 백신 2차접종을 완료한 돌파감염자다.
일본에서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감염자로 처음 확인된 30대 나미비아 국적의 외교관은 일본 나리타공항 도착 전 인천공항을 경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두번째 감염자는 페루 체재 이력의 20대 외국인 남성으로 화이자 백신접종을 완료했다.
국내에서는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인천의 40대 부부와 이들의 30대 지인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오미크론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40대 부부와 지인이 접촉한 사람은 최소 80여명에 이를 것으로 파악됐다.
■중증환자에 백신효과 기대
과학자들은 기존 백신들이 돌파감염에 취약하더라도 중증환자에게는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수석 과학자는 이날 현재의 코로나19 백신이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에도 중증 예방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숨야 스와미나탄 WHO 수석 과학자는 이날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아직 충분한 정보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우리는 (현재의 코로나19) 백신이 다른 변이에 그랬듯이 중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WHO측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전염성이 더 강할 수 있다"면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사람들을 더 아프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특정한 변이를 겨냥해 제조되지 않은 백신도 면역력 향상을 통해 다른 변이에도 파급적인 보호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것이 오미크론에 대해 많은 데이터가 없는데도 부스터샷으로 얻을 그런 종류의 (면역력) 증강이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처음 보고된 11월 24일 이후 단 1주일 만에 유럽·아시아·아프리카·오세아니아·북미·남미 6대주 모든 곳에서 돌파감염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