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뷰 홍보해놓고…뒤늦게 아파트 계약해지 '날벼락'
2021.12.03 15:57
수정 : 2021.12.03 17:04기사원문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강릉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오션뷰라는 홍보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자들이 느닷없이 계약해지를 통보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다가 강릉 앞바다가 훤히 보이는 아파트를 분양받아 새 출발을 꿈꿨던 A씨는 최근 황당한 통지서 한통을 받았다.
아파트 시행사로부터 온 등기서류에는 '설계변경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분양계약 체결이 해제됨을 통보한다'고 적혀 있었다.
배액 배상을 해준다지만 중도금 납부를 앞두고 대출심사 등 관련 일정 준비를 해오던 A씨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2023년 강릉 연곡면 영진리 299-1번지 일대 지하 1층~지상 29층 217세대 규모로 지어지는 해당 아파트 입주예정자 중 A씨와 같이 분양계약 체결 이후 시행사로부터 해지통보를 받은 이들은 26~29층을 분양받은 8세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별안간 분양계약 해지라는 날벼락 통보를 받은 것은 '고도제한' 때문으로, 시행사와 인허가청인 강릉시가 관련 절차를 밟지 않아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아파트 부지는 전파법상 무선방위측정장치 보호구역이어서 고도제한이 존재해, 이에 해당 구역에 건축물이 들어설 때는 전파관리소에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중앙전파관리소 관계자는 “전파법상 무선방위측정장치 보호구역 반경 1㎞ 이내 건물이나 시설물이 들어설 경우 전파관리소에 승인절차를 거쳐야 된다”며 “해당 아파트의 경우 규정에 따라 무선방위측정장치 기준 범위 내에 위치해 승인이 불가한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08년부터 당시 강릉시에 8차례에 걸쳐 토지이용정보체계 시스템 등재를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허가청인 강릉시의 경우 주택 인허가 관련 부서와 전파법 담당 부서 간 해당 부분에 대한 상호 확인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릉시 주택과 관계자는 "지난 2019년 사업 승인 당시 토지이용정보체계 시스템에 관련 규제사항이 등재되지 않아 협의할 근거가 없었다"고 말했다.
관련 부서에서 전파법 해당 규제사항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 해당 아파트 신축현장에 고도제한이 적용되는지 몰랐다는 설명이다.
강릉시 도시과 관계자는 "2008년 전파관리소 측에서 해당 규제 사항을 토지이용정보체계 시스템에 등재하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당시 토지소유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등재가 미뤄졌다"고 말했다.
이날 <뉴스1>은 이와 관련한 문제 해결 방안 등 입장을 듣기 위해 사업 시행사 관계자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분양계약을 해지당한 예비 입주자들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