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바이든·푸틴 정상회담..."우크라이나 침공시 대가 치를 것"

      2021.12.05 15:00   수정 : 2021.12.05 15:03기사원문

【서울·도쿄=윤재준 기자 조은효 특파원】내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온라인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러시아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가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백악관과 러시아 크렘린궁은 미러 정상이 오는 7일(현지시간) 화상 정상회담을 실시한다고 4일 발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이뤄지는 러시아의 군사적 활동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주권 및 영토적 통합성에 대한 미국의 지지도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진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레드 라인'을 넘는다면 그에 상응한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러시아를 향한 경고의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러시아를 향한 추가적인 동진 금지 보장과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포기 등을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외교담당 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는 전날 옛 소련권 지역으로 나토가 확대되고 우크라를 포함한 러시아 이웃 국가에 무기 시스템이 배치되는 것을 막기 위한 법률적 보장이 시급하다며 미·러 정상의 화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화상 정상회의가 얼마나 오래 이뤄질지는 미국이 결정하기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합병에 이어 또다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7만 병력을 집결시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미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르면 내년 1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복속시키기 위해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올렉시이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와 크림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군 규모가 미 정보 당국이 파악한 7만명 보다 많은 9만43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제시하면서, 내년 1월 중 '대규모' 침공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정보당국의 문건을 입수, 내년 초 러시아가 17만5000명 규모의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 침공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최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세력이 쿠데타를 모의했다가 적발되는 등 국내적으로도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전세계 110여개 국가·지역의 정상들과 온라인 형식으로 첫 '민주주의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세계 각지의 민주주의를 촉진한다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으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국제 여론 조성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회의에 참가하는 한 국가의 외교관은 아사히신문에 "미국이 겉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분명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행해지는 회의"라고 말했다.


이 회의에는 한국 문재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비롯해 영국, 프랑스, 인도, 필리핀, 브라질, 대만 등 정상이 참여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