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승화한 강박증, 경매만 나오면 최고가

      2021.12.06 17:05   수정 : 2021.12.06 18:26기사원문
며칠 전 홍콩에서 열린 크리스티 20세기·21세기 미술 이브닝세일 (20th/21st Century Art Evening Sale)에서 쿠사마 야요이(92)의 작품 '호박(LPASG)'이 낙찰 수수료를 포함해 약 94억5000만원에 팔리며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또 지난 11월 국내 한 경매에서는 1981년에 그린 노란색 호박 작품이 수수료를 제외하고 54억5000만원에 낙찰되며 국내에서 거래된 쿠사마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내 어릴 적 시작된 나의 장애를 치료하기 위하여 나는 계속 그림을 그렸다.

" '땡땡이 호박'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 출신의 여성 작가 쿠사마 야요이는 암울한 어린 시절의 영향으로 신경강박증, 정신착란과 분열, 편집증 등 각종 정신질환에 시달렸고, 어느 날 동그란 물방울이 온통 떠다니는 것을 경험한 후 10살 때부터 그것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상처와 아픔을 자신만의 예술로 치유하고 극복해, 자신만의 독자적 예술세계를 구축한 현대 미술의 거장 쿠사마 야요이는 1957년 미국 뉴욕에 정착해 회화,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고, 1973년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 점(dot) 시리즈와 네트(net) 시리즈를 발표했다. 또 1993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 작가로 선정되어 국제 미술계에서 더욱 명성을 얻었다. 더욱이 2012년 루이비통과 협업으로 세계적으로 더욱 큰 인기를 얻었고, 국내에도 여러 차례 전시를 통해 소개되었다.
지금도 정신병원을 드나들고 있지만, 그녀는 병원 앞에 '쿠사마 스튜디오'를 마련하여 아흔이 넘은 지금까지도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오는 22일 열릴 예정인 케이옥션 12월 경매에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 도트스(Infinity Dots)'가 출품된다.
이 작품을 통해 쿠사마의 90여년간의 끊임없는 도전 정신과 작품 세계를 경험해보기를 바란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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