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피해자 국가배상 소송 패소…"이미 배상받아"

      2021.12.09 17:53   수정 : 2021.12.09 17: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948년 반란군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처형당했다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여순사건' 희생자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임기환 부장판사)는 9일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 고(故) 장환봉씨 유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임금·급여와 정신적 위자료를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측 청구를 기각했다.

철도기관사로 일하던 장씨는 1948년 10월 반란군을 도왔다는 혐의로 체포된 뒤 22일 만에 군사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됐다.



이후 과거사정리위원회(과거사위)는 2009년 1월 장씨 등이 군경에 의해 불법 체포·감금된 후 살해당했다는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고, 유족들은 이를 근거로 재심을 청구해 지난해 1월 장씨의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후 유족들은 지난해 7월 국가를 상대로 “임금·급여와 정신적 위자료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재심 판결 전 이미 유족들이 국가 배상 소송에서 위자료 명목으로 1억4000여만원 지급 판결을 확정받은 점, 소멸시효가 완성된 점을 이유로 원고 측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유족들은 2012년 1월 국가를 상대로 여순사건 피해에 대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국가는 1억40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이 2014년 1월 확정됐다.

재판부는 "장씨에 대한 재심판결이 있었다는 사실 만으로 유족들이 다시 이 소송을 제기할 만한 권리보호 이익이 새롭게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과거사위에서 군경의 불법 살해를 2009년 1월 인정한 점, 앞선 위자료 청구 소송 판결이 2014년 1월 확정된 점을 들어 소멸시효 3년이 이미 지났다고 판단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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