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쇼크 무서워 접종 꺼리는 사람들
2021.12.09 17:57
수정 : 2021.12.09 17:57기사원문
서울 강서구에 사는 이모씨(34)는 최근 다니던 헬스장을 관두게 됐다. 이씨는 과거 독감 백신 주사를 맞고 쇼크가 온 트라우마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헬스장을 다닐 때마다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검사지를 제출하던 상황이었다.
정부가 방역 패스 도입을 확대하면서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을 중심으로 백신 거부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향후 마찰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독려에도 한 번도 접종을 안 하신 분들이 800만~900만명인데 이런 분들이 있는 한 싸움은 안 끝난다"며 "좋든 싫든 한번 걸려서 면역이 생기거나 백신접종을 해서 생기거나 어쨌든 코로나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줄이는 게 그나마 최선의 방역 대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고 말했다.
백신 미접종자들은 본인의 신체 상황이나 지인들의 부작용 등 다양한 이유로 백신접종을 거부했다. 부천시에서 거주하는 이모씨(36)는 부모님이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 이후 고열, 몸살 등 부작용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이씨는 "병원에서는 혈액 내 염증 수치가 높아졌고 콩팥에도 이상이 생겼다고 했지만 백신과 아무 연관이 없다고만 했다"며 "굳이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백신을 맞을 바에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할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오미크론 변종으로 돌파 감염 사례도 늘고 있어 앞으로도 백신접종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체 38만5775건의 이상 반응이 신고됐고 이 중 사망은 939건, 아나필락시스 의심은 1525건, 주요 이상 반응 1만1442건이다. 이 중 정부가 인과성을 인정한 사례는 아나필락시스 533건, 혈전증 3건, 심근염·심낭염 242건, 길랭-바레증후군 15건이다. 사망 사례는 각각 혈소판감소성혈전증과 급성심근염으로 인한 2건이다.
백신접종 대상이 청소년층으로 옮겨지면서 이들의 저항도 거세지고 있다. 한 고등학교 2학년생이 정부의 방역패스 확대 적용 방침에 반대한다고 올린 국민청원이 열흘도 안돼 2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안 때문에 백신 1차조차 아직 못 맞고 있는 상황인데, 왜 이렇게 백신패스 확대에만 혈안이 돼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백신 미접종자의 혜택을 줄이면서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정부는 백신접종을 하지 않고 확진돼 재택진료를 하면 생활지원비를 추가적으로 받지 못한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