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 前 연인 가족 살해 20대 구속…"혐의 소명, 도망 우려"
2021.12.12 19:20
수정 : 2021.12.12 19: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의 집에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어머니의 목숨을 빼앗은 20대 남성이 20일 구속됐다.
이날 서울동부지법은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이모씨(26)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 사유로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2시20분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숙인 채 법원에 출석했다.심사를 마친 뒤 오후 3시20분께 청사 밖으로 나온 이씨는 '보복 살인이 맞느냐'고 취재진이 묻자 "죄송하다"고만 답했다.
이씨는 지난 10일 오후 2시30분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 A씨가 거주 중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빌라에 찾아가 A씨의 어머니와 남동생에게 미리 준비해온 주방용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어머니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A씨의 동생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외출하고 있던 A씨의 아버지가 아내와 통화하던 중 사건을 인지하고 전날 오후 2시26분께 신고했지만, 경찰이 신고 후 5분 뒤 도착했을 때는 이미 범행이 저질러진 다음이었다. 당시 A씨는 현장에 없어 화를 피했다.
이씨는 범행 직후 비어있던 옆집의 창문을 깨고 장롱 안으로 들어가 숨어있었고, 경찰은 수색 중 이씨를 발견해 오후 2시50분께 체포했다. 조사 과정에서 이씨는 "애초 가족을 노린 것은 아니다"라며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현재 A씨가 신변보호 대상자가 된 경위와 이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스토킹 전력 등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 조사 중이다. 신상 공개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