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양의지 "내년 '7번째 포수 황금장갑' 내가 품는다"

      2021.12.13 16:59   수정 : 2021.12.13 18:51기사원문
강민호(36)는 운이 따른다. 포수라는 까다로운 포지션임에도 고졸 2년차에 주전을 꿰찼다. 실력만큼 운도 작용했다.



강민호는 6번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그야 실력으로 따냈으니 운이라 할 수 없다.
강민호는 올겨울 세번째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두고 있다. 그 세번 모두 대박을 터트릴 기세다. 실력 반 운 반이다.

두 살 아래 양의지(34·NC)는 내년 겨울 두번째 FA다. 강민호만큼 운이 따르지 않았다. 역시 포수로 6번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올해엔 지명타자로 받았다. 나이를 감안할 때 양의지는 세번째 FA를 기대하기 힘들다. 세번 FA란 여간 운이 좋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강민호는 8년 전 첫번째 기회서 4년 75억원을 챙겼다. 4년 후 두번째 FA 자격을 획득한 강민호의 통장에는 80억원이 입금됐다. 두 번의 FA로 그가 번 금액은 모두 155억원. 최정(SSG·192억원)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액수다. 삼성은 13일 NC와 포수 김태군을 영입하고 투수 심창민과 포수 김응민을 내주는 1대 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주전급 포수를 보강한 삼성이 FA 강민호까지 잡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강민호가 얼마나 받아낼지 모르지만 최정의 기록을 넘어 역대 FA 통산 최다액을 차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되는 사람은 뭘 해도 된다. 올해 FA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가장 뜨겁다. 1호 계약 선수 최재훈(32·한화)이 5년 54억원(옵셥 5억원 포함)에 상향 계약한 것도 강민호에겐 유리한 시그널이다.

포수 최재훈의 시장 가격은 그 정도로 높진 않았다. 포수라는 수비 위치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강민호는 가만 앉아서 자신의 시장가치를 높였다. 삼성이 만족스런 액수를 제시하지 않으면 당장 최재훈을 들먹일 것이다.

양의지는 3년 전 한 방에 125억원을 터트렸다. 역대 FA 최다금액이다. 내년엔 강민호보다 한 살 적은 나이에 다시 FA 시장으로 나온다. 125억원 기록을 스스로 넘어설지 벌써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두번의 FA 계약으로 강민호의 합산금액을 추월하긴 어렵다.

내년엔 이 둘이 본격적으로 최고 포수 경쟁을 펼친다. 강민호는 한번도 차지하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위해, 두산·NC에서 각각 우승을 맞본 양의지는 FA 대박을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다. 둘 중 하나가 7번째 포수 골든글러브를 낄 가능성이 높다. 강민호는 최근 골든글러브 시상식서 "(양)의지라는 좋은 경쟁자가 있어서 더 분발할 수 있었다"며 지명타자로 비켜간 후배와의 내년 승부를 기대했다.
양의지에게 지명타자는 낯선 자리다. 마스크를 쓰고 프로텍터와 레그가드를 차야 비로소 양의지답다.
삼성이 팬들의 바람처럼 강민호를 잡을 수 있을지, 세차례 FA 몸값 합산이 얼마나 될지 흥미롭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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