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2차접종, 오미크론 병원 입원 70% 막아"
2021.12.15 02:13
수정 : 2021.12.15 02:13기사원문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마친 경우에는 오미크론변이에 감염되더라도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70% 막아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미크론이 처음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실제 감염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다.
오미크론에 관한 연구는 지금까지 실험실 연구밖에는 없었다.
다만 이미 알려져 있던 것처럼 화이자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하면 델타변이에 대해서는 93% 보호력을 갖지만 오미크론의 경우에는 보호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확인됐다.
아울러 델타변이에 비해 오미크론은 증상이 덜 심각한 것으로 평가됐다. 확산 초기를 비교했을 때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된 시기 중증환자 비율이 델타변이 당시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 남아공, 첫 실제환자들 대상 연구
이 보고서는 아직 동료 과학자들의 교차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이하 현지시간) 남아공 최대 민간 의료그룹인 '디스커버리 헬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디스커버리 헬스에 따르면 오미크론의 증상은 이전 코로나19에 비해 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5일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성인이 병원에 입원할 확률은 남아공에 1차 팬데믹이 들이닥쳤을 때에 비해 29% 낮았다. 나이, 백신접종 여부, 이전 감염 여부, 또 기저질환을 비롯한 건강상태를 감안해 데이터를 보정한 뒤에도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점이 확인됐다.
■ 오미크론, 감염력 높지만 중증 악화 위험은 낮아
이번 연구 결과로 오미크론이 비록 이례적으로 높은 감염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만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20개월에 비해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은 이전보다 낮을 것이란 짐작이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구진은 지역사회가 그동안의 팬데믹 속에서 감염을 거치면서 면역이 높아진데다 백신접종까지 더해져 중증 악화 위험은 낮추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남아공의료연구위원회(SAMRC) 위원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글렌다 그레이 박사는 오랜 팬데믹에 따른 지금까지의 높은 감염자 수와 백신접종 확대가 맞물려 지금의 오미크론 팬데믹은 "사망과 입원의 연결고리를 끊은"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레이 위원장은 오미크론은 "치명적인지 여부가 문제는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오미크론, 높은 감염력이 근본 문제
남아공 그레이 위원장처럼 영국 리딩대 의대의 세포미생물학 부교수인 사이먼 클라크 박사도 이번 연구에서 중점적으로 들여다봐야 할 부분은 중증으로 악화하느냐 여부가 아니라 높은 감염력이라고 지적했다.
클라크 부교수는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까지 아프지는 않지만 집에서 자가치료하는 오미크론 환자가 대량으로 발생한다면 공공서비스는 대규모로 중단되고, 경제활동 역시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남아공 연구, 기계적으로 다른 나라에 적용 어려워"
SAMRC는 이번 연구는 초기 연구로 아직 추가로 밝혀야 할 점들이 많은데다 다른 나라에 기계적으로 적용하기도 어렵다고 경계했다.
디스커버리 병원을 찾은 이들의 연령대, 남아공 인구의 특성 등이 무작정 다른 나라에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디스커버리 헬스의 의료분석 책임자 셜리 콜리는 "이는 초기 데이터로 신중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남아공 연구에서는 또 지난해 중반 첫번째 팬데믹 당시 감염됐던 사람들의 경우 오미크론에 다시 감염될 위험이 다른 돌연변이에 비해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