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커스의 부상 한미동맹에 대한 시사점

      2021.12.21 17:04   수정 : 2021.12.21 17: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CIS, Center for International Studies)주최, 안보연구센터 주관으로 서울 종로 소재 센터포인트광화문에서 '2021년 동계 학술세미나'를 지난 15일 개최했다.

CIS는 1985년 설립해 지난 37년 동안 국제문제에 대한 학술연구 및 정책연구, 각종학술도서 및 연구결과 보고서 정기간행물을 비롯한 출판사업, 학연구회 및 토론회, 학술회의, 국제협력사업 등의 활발한 활동을 해왔으며, 연 3회 발간하는 영문저널 Pacific Focus는 2007년 국제수준 학술지(SSCI 및 SCOPUS)에 등재된 전문학술지로 양호한 인용지수(impact factor)를 유지해오고 있어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행사는 '펠로폰네소스 新전장으로 변화하는 동아시아, 쟁점과 해법'을 테마로 진행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기원전 431년에서 404년까지 고대 그리스에서 아테네 주도의 델로스 동맹과 스파르타 주도의 펠로폰네소스 동맹 사이에 일어난 전쟁이다.

이 전쟁은 국제 관계 면에서 전쟁 전 그리스에서 가장 강대한 도시 국가였던 아테네는 종속국에 가까운 상태로 전락했으며, 반면 스파르타는 그리스의 주도국이 되었지만, 이에 따른 경제적 영향은 그리스 전역에 미쳐, 펠로폰네소스에서는 빈곤이 만연했고, 아테네는 완전히 유린당해 전쟁 전의 영화를 되찾지 못했다.


또 이 전쟁으로 서로의 나라에 자국에 우호적인 정치 세력이 등장하면서 그리스 세계에서 내전이 잦아지는 원인이 되었고 제한된 정형적인 형태에서 전면전으로 변화했으며 대규모 잔학 행위도 등장했다. 전쟁은 종교적, 문화적 금기를 훼손했으며, 농촌과 도시를 파괴했다.

결국 "펠레폰네소스 전쟁은 강력한 전사도시 스파르타가 승리한 전쟁이라는 측면 보다는 진보하지 않고 오만했던 국가가 보다 유연하고 진보적인 체제를 선택한 국가에게 번갈아서 일진일퇴 하며 30년 동안 이어진 전쟁이었다고 볼 수 있다"는 역사가들의 평가가 있다.

현재 지구촌은 미·중 제로섬게임·치킨게임 양상의 큰 소용돌이 속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 '북한의 비대칭 대량살상무기의 고도화·다종화·다양화' 양상과 '일본의 재무장 보통국가화 추구' '한미동맹의 신뢰성 약화' '미국의 동맹에 대한 방위공약(핵우산) 약화 우려' '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날 행사 관계자가 발제한 내용 중에서 '미·중 전략적 경쟁과 오커스의 부상 : 한미동맹에 대한 시사점'에 대해 축약해 소개한다.

■쿼드의 보완...오커스의 부상 : 한미동맹에 대한 시사점
2021년 9월 15일 미국·영국·호주 3개국은 오커스를 출범시켰다.

호주에게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지원하겠다는 미국의 선언과 함께 출범한 오커스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날 진행된 미국과 호주의 전략회담 AUSMIN의 공동성명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었다.

현재 진행 중인 쿼드(QUAD: Quadilateral Security Dialog)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도전에 대한 대응의 기본 축으로 지칭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공세적 행동으로 발생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지역적 불안정에 대해 쿼드와 아세안의 중요성을 함께 강조하며, 대만과의 양자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과 함께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 지원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며 태평양제도포럼(Pacific Islands Forum)의 역할 확대에 공감을 표시한 바 있다.

쿼드의 정치·외교 분야 중심의 유연한 결합체의 성격으로 발전하는 과정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오커스는 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형태로 쿼드와 보완재적 역할로 보인다. 중국의 해양 진출에 대응하는 군사적 역할에 방점을 둔 연합체의 형태를 갖는다고 할 수 있겠다.

미국과 호주의 전략회담 공동성명에서는 호주의 핵추진잠수함 보유에 대한 지원을 포함하여, 현재 호주에 운용되고 있는 미군 육·해·공 전력에 대한 배치와 훈련 및 군수지원 협력체계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을 공언했다.

이와 함께 호주가 추진하고 있는 정밀 유도 무기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도 포함되었다. 중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적 대응의 최우선 협의국의 역할을 호주에 부여한 것으로 보여진다.

오커스의 결성에는 프랑스에 대한 전략적 홀대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미국의 호주에 대한 핵추진 잠수함 지원 약속은 2016년부터 프랑스와 계약한 디젤 잠수함 구매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상황이었으며, 사전 협조도 없는 상황이었다.

■중국의 해양 진출과 지구적 배치구상(GPR; Global Posture Review), 괌과 호주, 태평양 군도들의 전략적 가치 증대
프랑스와의 관계에 손상을 줄 만큼의 상황이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최근 공개된 지구적 배치구상(GPR; Global Posture Review)에서도 호주의 전략적 중요성은 다시금 언급되었다.

GPR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과 북한에 의해 발생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과 우방국들의 협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미군의 지구적 배치를 검토한 보고서이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취임과 동시에 최우선 과업으로 진행해 온 것으로, 아프가니스탄 철수와 전쟁 종료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된 결과다.

동맹과 우방국과의 군사적 협력관계 증진을 위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며, 괌과 호주의 기반시설에 대한 현대화를 포함한다고 명시하였다.

중국의 A2/AD 전략에 대한 대응의 아태지역의 거점으로 고려되어 온 미국 영토인 괌과 동일한 수준으로 언급된 내용은 그 위상의 변화를 볼 수 있겠다.

미국과 호주의 전략회담에서 언급되었던 공군전력의 순환배치와 함께 군수 지원에 대한 호주와의 협력을 다시 한번 강조되었다는 점은 오커스의 앞으로의 발전과 역할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할 사항으로 보여진다.

괌과 호주의 기반시설 구축 증대와 함께 태평양 도서(Pacific Islands)에 군사시설 구축에 우선권을 둘 것 임을 명기한 것이다. 괌과 함께 팔라우 등 태평양 군도 들의 전략적 가치가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방의 수장으로서 오스틴 장관은 최근 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를 많이 강조하고 있다. 인도태평양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최초 언급된 통합억제는 다방면에서 제기되고 있는 도전국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오스틴 장관이 제시하고 있는 국방전략의 방향으로 보인다.

첨단 기술을 활용함과 동시에 우주와 사이버 영역까지 확대된 전영역작전을 모두 활용하여 적대세력에게 억제력의 신뢰를 줄 수 있는 방향성과 지향점의 역할로 해석이 된다. 오스틴 국방장관의 국방 운용 개념으로 외교지원의 국방운영을 구현한 것으로, 군사력 운용의 궁극적 목적은 ‘억제달성’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적으로 하여금 두 번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과 기술을 갖추는 것이며, 이를 실제 운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통합억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현재와 미래의 통합이라는 개념적 발전은 오스틴 장관의 개인적 신념으로도 보인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인식 속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능력과 기술 그리고 이를 운용 할 수 있는 개념을 효과적인 조합 만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언급을 이러한 내용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겠다.

모두가 연결되고 함께 연계되어있는 미래를 건설함으로써 우리에게는 융통성이 높으면서도 신뢰성이 강한 누구에게도 대적할 수 있는 미래 군을 만들어 적에게 멈춤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통합 억제의 주요 부분은 군사-비군사의 통합으로도 표현될 수 있다.

오스틴 장관은 국제전략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of Strategic Studies, 이하 IISS)가 주최하는 Fullerton 강연에서 통합억제는 군사-비군사 구분 없이 모든 능력을 활용하는 것이며 특히 동맹과 우방국과 함께 회색지대(grey zone) 분쟁을 포함하는 전 범주의 위협에 공동으로 억제력을 제공하는 것임을 밝혔다.

이러한 대응에 부족한 능력을 가진 동맹과 우방국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며, 연대와 협력을 통해 함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임을 강조하였다.

■통합 억제·연대와 협력, 사용가능한 핵 무기(B61-12)의 실전 배치
미 국방부는 신형 저강도 핵무기인 W76-2를 탑재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했음을 발표하기도 했다.

신형 핵폭탄 B61-12 투하시험에 최종 성공했음을 밝혔다. B61-12는 소형화와 함께 폭발력을 4단계(0.3kt, 1.5kt, 10kt, 50kt)로 조정할 수 있어 지하시설 타격에 최적화 되어있다.

첨단 레이더와 GPS가 탑재되어 오차범위가 현저하게 개선되었으며 F-35A, F-16, PA-200 Tornado, B-2 Spirit과 차세대 전략폭격기인 B-21에도 장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저강도 핵무기는 중국과의 대립이 첨예화 되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유럽 지역으로 전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한반도에서 운용 중인 항공기에도 탑재가 가능한 상황으로 대북억제력 강화 측면과 함께 지역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활용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향후 관련 동향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머지 않아 저위력 핵순항미사일(W80-4)이 개발이 진행된다면 실전에 사용 가능한 수준의 핵무기가 개발이 됨으로써 기존 보복 억제 중심의 핵 전략과 거부 억제 중심의 재래식 전력의 효용성은 통합되어 적대세력에게 신뢰성 있는 억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의 수준은 날로 심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군사적 대응의 구체적인 대안은 오커스로 표현되고 있다.

중국과 경제적으로 상호의존성이 아주 높았던 호주를 중국 공세성을 차단시키기 위한 군사적 대응의 선봉에 서 있는 형국이다. 이에 더해 중국의 해양으로의 확장을 차단하기 위해 태평양 억제구상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있다.

도련선을 연하여 미사일 방어태세를 구축하고 태평양 군도를 활용하여 전력을 분산하여 생존력을 확보토록 노력하고 있다. 가능한 모든 자산과 능력을 활용하여 중국으로 하여금 결심 시간을 증대시키고, 군사적 모험을 하지 않도록 영역의 통합, 현재와 미래 능력의 통합, 핵과 재래전의 통합, 외교와 군사의 통합을 통한 억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대응 속에 우리는 북한 핵을 제어하기 위해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이 되어 있다. 하지만 한미동맹은 과거처럼 돈독하지 못하다는 불안감이 높아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우리의 선택지는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에 대한 선택을 고민하기 보다는 우리의 방향성을 확립할 수 있는 원칙과 기준을 정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제언을 한다.

■한국, 지역 안정성 유지·북핵문제 해결 그리고 한미동맹 공약준수
세계10위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국력과 특히 핵을 제외한 재래식 전력에서 북한에게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우리는 한미동맹에 있어서도 미·중경쟁의 상황 속에서도 우리의 기준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원칙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하였다고 본다.

△안정성 달성 우선의 기준이다. 미·중의 대결 구조 심화 속에 궁극적으로는 일방의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예상은 논리적인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제 양국의 갈등 상황 속에 갈등 고조 사안에 대해 양방의 자제 요청이나 최소한 동맹의 자제 요청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하며 지역 안정성 달성이 한반도 국익 보장의 최우선 기준임을 제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는 단순히 양측에서의 중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상황에서는 일방을 선택하는 것이 억제와 안정성 달성에 기여한다면 기준에 부합하는 결정이라 할 수 있겠다.

△대북 억제력 달성에 기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핵무장을 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북한 핵 위협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의 현실화가 가장 합리적인 대안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핵·재래전 동맹의 역할 분담이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저위력 핵무기의 개발이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은 북한핵 위협 대응에 신뢰 높은 억제 수단으로 활용 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대한 한국의 의존성을 더 높혀감으로써 북한의 핵능력 사용을 억제해야 할 것이다.

이와 병행해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대해 한국 주도로 대응 할 있도록 한국의 재래식 능력을 더 강화시켜야 한다.

주한 미군의 역할에 대한 필요도가 높은 만큼 우리의 힘의 증대 없이는 대만사태 등의 우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재래식 전력의 조기 확충은 꼭 필요한 과업이 될 것이다.

△한미동맹 상의 공약 준수 기준이다. 조약상의 조문에서도 명기되었지만 태평양 지역에서 일방이 군사적 피격 상황 시 조약상의 의무를 이행한다는 기준을 다시금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물론 비공약 사항에 대한 상호 합의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지만 실질적으로 한미동맹의 군사적 개입 촉발 요인은 군사적 피격 상황으로 이는 상호 호혜적임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

■재래식 억제는 능력이 기반, 핵 억제는 의지가 핵심 구동 원리
많은 억제 전략 전문가들의 분석에 기인하면 재래식 억제는 능력이 기반이며 핵 억제는 의지가 핵심 구동 원리이다. 곧 중국에 대한 통합억제를 추구하는 미국이지만 북한에 대해서도 한국과 협조하여 핵·재래전 통합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한국 중심의 재래식 억제 능력 향상이 우리의 역할이며 미국의 핵 억제 의지의 증진 방향으로 추진해 가야 하겠다.

두 번째로는 태평양 지역의 군도와의 외교적 협력 강화를 우선 진행할 수 있어야할 것이다. 도련선 중심의 미·중 대결 구조는 태평양 지역의 군도 및 섬의 전략적 가치를 증대시켰다. 민주주의와 연계를 통한 중국 대응을 위해 기존 동맹의 강화 형태인 소다자 협력은 상당 부분 진행이 되고 있다.
쿼드와 오커드 등이 좋은 사례이다.
아직 협력과 관계 개선이 필요한 태평양 군도와 지역에 대한 군사·외교 협력 달성을 통해 한미동맹의 공조 활동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는 방안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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