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삼성-LG 등 韓 대기업들, 지난달 미얀마 군부와 접촉"

      2021.12.17 13:50   수정 : 2021.12.17 15: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제적인 경제 제재에 처해있는 미얀마 군사 정권이 지난달 삼성과 LG,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주요 한국 대기업 관계자들과 접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해당 모임과 관련된 문서를 입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FT는 지난달 미얀마 주재 한국 대사관이 양곤 소재 롯데 호텔에서 열린 ‘한국팀과 미얀마의 경제협력 대화’로 알려진 모임을 주선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모임에는 미얀마상공회의소(UMFCCI)와 미얀마 투자청(DICA) 인사들이 참석했다. FT는 한국 상공회의소와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도 해당 모임에 참여했다며 회의가 열린 호텔 역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최대 주주로 미얀마 군부에게 땅을 빌려 세웠다고 밝혔다.


미얀마 문민정부 인사들이 구성한 임시정부에서 재무장관을 맡고 있는 틴 툰 나잉은 UMFCCI와 DICA가 군부의 통제를 받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해당 조직들과 외국 기업의 회동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외국 기업들이 좋은 사업 감각을 발휘하길 바라며 군부 정권과 사업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미얀마에서는 올해 2월 군사 쿠데타 이후 1만1000명 이상이 체포되었고 1300명이 넘게 숨졌다. FT는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는 기간에 한국 기업들이 미얀마 군부와 접촉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 서방 각국은 쿠데타 이후 연이어 군사 정부를 상대로 제재를 가동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번 회동에 대해 자사 사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이어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 이후 어떠한 새로운 사업계약도 맺지 않았다"며 "미얀마 군사 정부와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강조했다.


FT는 LG가 이번 회의 참석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양곤 주재 한국 대사관과 삼성은 답변에 응하지 않거나 답변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FT에 "미얀마 상황 초기부터 한국 정부는 시민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고 억류된 이들을 풀어주며 민주주의를 재건할 것을 계속해서 촉구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한국이 "미얀마에서 평화, 안정, 민주주의를 되찾으려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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