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델타보다 증상 가볍다는 증거 없어"
2021.12.18 01:55
수정 : 2021.12.18 02:35기사원문
오미크론변이가 델타변이보다 증상이 가볍다는 증거는 없다고 런던 임페리얼대 연구진이 밝혔다. 오미크론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부스터샷만이 답이라고 연구진은 결론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진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초기 연구결과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증상이 덜 심각하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오미크론은 이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됐건, 백신 접종을 완료했건 간에 돌파감염 위험이 높아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부스터샷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증상 덜하다는 증거 없어
연구진은 영국내 오미크론 감염 데이터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임페리얼대 연구진의 연구결과는 오미크론이 비록 감염력은 높지만 증상이 심각하지 않아 병원 입원 위험이 낮고, 따라서 공중보건 체계를 압박하지 않을 것이라던 일부 전문가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다만 임페리얼대 연구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거나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에는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낮다는 점 역시 확인됐다.
영국 정부 과학자문 위원이기도 한 임페리얼대 닐 퍼거슨 교수는 "연구 결과 오미크론(증상)이 델타보다 덜 심각하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면서 "유증상 확진자, 또는 감염 뒤 병원 입원을 하려던 이들 모두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아직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초기 연구라는 점을 강조하고 "지금 시점에서는 (병원 입원 데이터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임페리얼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는 오미크론을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의료계의 초기 연구 결과와는 결이 다르다.
남아공의 오미크론 진앙지인 가우텡 지방 의료진들의 초기 보고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물학적 변화를 가져와 델타변이보다 증상이 덜 심각하다.
그러나 임페리얼대 연구진은 다른 결론을냈다.
퍼거슨 교수는 영국 데이터로 보면 "델타에 비해 오미크론의 치명성이 본질적으로 감소했다는 어떤 강력한 신호도 없다"고 밝혔다.
■ 영 신규 확진, 사흘연속 사상최고
다만 그는 "심각성을 판단하려면 좀 더 많은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훨씬 더 확정적인 판정은" 더 많은 오미크론 입원 데이터를 확보한 뒤 "1주일 안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퍼거슨은 현재 런던과 맨체스터에서 오미크론에 따른 병원 입원이 "꽤나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오미크론이 빠르게 퍼지는 가운데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17일 9만3045명으로 사흘째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15일 7만8610명으로 팬데믹 이후 최고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16일 8만8376명, 19일 9만3045명으로 사흘 연속 사상최고치를 이어갔다.
퍼거슨 교수는 정부가 대응에 나서려면 "시간이 관건"이라면서 1~2주 안에 추가 대응이 나와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그는 오미크론에 관해 정교한 판단을 내린 뒤 대응에 나서는 것은 늦다면서 너무 오래 기다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부스터샷이 관건
퍼거슨은 그렇지만 완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그는 오미크론 돌연변이의 치명성이 약화했다는 어떤 증거도 없지만 이전 감염·백신 접종이 오미크론 감염에 따른 심각한 증상에서 사람들을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퍼거슨은 영국에서 처음 보고된 알파변이 당시에 비해 오미크론변이에 따른 입원율은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더 확실한 방법은 부스터샷을 맞는 것이다.
임페리얼대 연구진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맞으면 오미크론 중증을 약 85% 막을 수 있고, 사망 위험은 90%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부스터샷은 2차 백신 접종 60일 뒤에 맞은 것을 기초로 했다.
또 부스터샷을 맞지 않았을 경우에는 2차 접종 6개월 뒤 오미크론에 대항하는 백신 보호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보호력은 약 20%, 화이자 백신은 40%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다만 연구진은 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라면서 면역세포가 오래 살아남을수록 보호력 감소 속도는 더딜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구진은 델타변이 감염자 12만명, 오미크론 감염 의심환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증상 중증도를 추적했지만 병원입원 데이터는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델타변이 감염자의 경우 1000명 이상 입원 데이터를 확보했지만 오미크론 입원은 단 24건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뤄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