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푸트니크V, 몇 달 안에 WHO 승인 받을 것"
2021.12.19 23:17
수정 : 2021.12.19 23: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8월에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승인했던 러시아가 앞으로 몇 개월 안에 해당 백신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 사용 승인을 따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타스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앞으로 몇 개월 안에 스푸트니크V의 WHO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WHO 승인이 나오면 유럽 국가와도 비슷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푸트니크V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러시아에서 사용 허가를 받았으나 서방 국가들은 효능을 의심했다. 백신에 대한 평가는 지난 2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에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91.6%에 달한다는 3차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되면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해당 백신은 현재 71개국에서 사용 허가를 받았고 한국에서는 GL라파가 지난해 11월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춘천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
다만 WHO는 그동안 8종의 백신을 승인했지만 스푸트니크V는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 유럽연합(EU) 또한 마찬가지다. 페스코프는 승인이 미뤄지는 이유에 대해 “러시아에 대한 편견이 있거나 순수하게 행정적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타릭 자세레빅 WHO 대변인은 백신 승인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가 아직 승인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올해 말까지 관련 자료들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 빠르게 번지고 있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다. 스푸트니크V의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는 지난 17일 발표에서 2회 접종식 스푸트니크V를 접종하고, 이를 개량한 1회 접종식 ‘스푸트니크 라이트’를 추가접종(부스터샷)으로 맞으면 오미크론 변이를 80%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스위스 제약사 휴맵스 바이오메드와 미국 워싱턴대학 등은 새 연구 논문을 공개하고 6개 코로나19 백신 효능을 조사한 결과 스푸트니크V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미 제약사 얀센의 백신과 중국 시노팜의 백신도 오미크론 변이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18일 기준 러시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2만7967명, 사망자 수는 1023명이다. 일일 사망자 숫자는 지난 10월 16일 이후 매일 1000명을 웃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페스코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해당 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은 앞서 스푸트니크V를 접종 완료한 뒤 지난달 21일에 스푸트니크 라이트를 부스터샷으로 맞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