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람회 반드시 유치, 부산 경제도약 ‘변곡점’ 만들어야"

      2021.12.20 17:12   수정 : 2022.01.03 17:52기사원문
"국내 제2도시 부산이 서울에 이어 인천에도 밀려 소위 '삼류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시민들과 여야 정치인, 경제계가 모두 똘똘 뭉쳐 당면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성사시키고 가덕신공항 건설을 앞당겨 새로운 도약의 '변곡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 명예회장 겸 세운철강 회장은 20일 'First-Class 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갈수록 집중되는 수도권에 밀려 쇠락하는 부산 발전과 지역경제 어려움을 걱정하는 고언을 쏟아냈다.

【파이낸셜뉴스 부산=노주섭 기자】 신 회장은 "지역의 청년인재들이 제대로 된 직장을 찾아 정착하지 못하고 서울과 수도권으로만 몰리는 현상에 대해 안타깝기 그지없다"면서 "지역균형발전과 우리나라 미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라도 침체되고 있는 부산에 대한 시각을 달리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신 회장은 "부산 발전이 곧 기업의 발전이고 기업 발전이 부산의 발전"이라면서 "국내 제2도시이자 항만물류도시인 부산의 경우 한때 우리나라 경제비중의 20%까지 차지할 정도로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지금 인재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빠져 나가고 활기를 잃어가는 삼류도시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바로 부산시와 중앙정부의 시의적절한 정책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신 회장은 지적했다. 신발과 합판 등을 중심으로 한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번성했던 부산에 대해 대체산업을 제때 키우지 못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신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볼 때도 항만도시에 대한 투자가 이렇게 부진한 사례는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낙후된 사상 스마트시티·스마트밸리 조성과 북항재개발, 첨단산업 유치를 위한 센텀2지구 개발을 서두르고 선정된 국제관광도시에 걸맞은 관광·마이스산업을 키우려는 노력을 배가해 젊은이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여행 대체지로 제주도에 수도권 관광객의 발길이 몰리고 있지만 부산이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신 회장은 "풍부한 볼거리, 즐길거리는 물론이고 기념해서 사갈 만한 공예품 하나라도 제대로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2030세계박람회' 유치와 국제관광도시 부산 발전을 위해 현재 민간에서 추진 중인 황령산전망대 조성과 해운대 해상케이블카 사업 역시 충분히 운영을 감내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서 확충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부산이 서울 수도권과 대칭되는 우리나라 제2도시가 아니라 '지방도시' 또는 '촌(시골)'으로 인식되는 도시로 전락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부산시장과 여야 정치인, 경제계가 삼위일체가 돼 똘똘 뭉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산의 경우 지역발전을 주장하면서 표를 얻어 정계에 진출했던 이름난 정치인들조차 국회 활동 이후 부산에 사는 사람이 거의 없고 대부분 서울 수도권에 주거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공무원들 역시 부산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스스로 발로 뛰고 일을 성사시켜야겠다는 생각보다 앉아서 안되는 쪽의 규제만 내세우고 권리만 찾겠다는 생각에 머물러 있으면 미래가 없고 퇴보하는 도시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신 회장은 "무역항인 부산이 세계에 이름을 알리는 도시가 되고 있는 것 또한 수출입화물과 환적화물을 처리하는 컨테이너 주항로에 위치해 글로벌 서비스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까지 연결되는 유라시아 철도 종착점이라는 지리적 이점까지 갖고 있는 만큼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 가덕신공항 건설을 통한 육·해·공 트라이포트 물류기지로 육성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50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행사에 대한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접근성이 있어야 하는 만큼 가덕신공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부산이 더 이상 추락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면서 "당면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가 국가사업으로 확정돼 러시아(모스크바), 이탈리아(로마), 우크라이나(오데사),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등과 경쟁을 시작한 만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모두가 전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취지로 지난달 세운철강을 포함한 넥센그룹 강병중 회장, 동일 김종각 회장, 화승그룹 현승훈 회장, 동원개발 장복만 회장, 경동건설 김재진 회장, 윈스틸 송규정 회장, 삼정기업 박정오 회장, 성우하이텍 이명근 회장, 스타자동차 유재진 회장, 아이에스동서 권혁운 회장 등 부산의 11개 기업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을 위한 기금으로 각 1억원씩 모두 11억원을 부산시에 전달하는 데도 신 회장이 앞장섰다. 2030세계박람회 유치 후원기업인 BNK금융그룹(회장 김지완)이 지난해 2억원에 이어 3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2030부산세계박람회야말로 부산 경제의 재도약을 이끌 커다란 변곡점이자 미래 세대에게 넘겨줄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라면서 "수도권에 있는 국내 대기업들도 기업가치와 이미지 제고를 위해 유치 후원에 적극 동참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부산상공회의소 19·20대 회장을 역임하면서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건설 추진과 함께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위한 기금 1000억원을 유치하는 데도 성공했다.


부산상공회의소 회장과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지낸 신 회장은 "코로나19 발생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웃이 더 많아졌다"면서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기부문화에 많은 기업들이 동참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부산의 미래 세대를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로 '먹는 물'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걱정했다.


신 회장은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부산만 강 하류의 물을 겨우 정화해서 먹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대부분의 가정에서 생수를 사다 먹는가 하면 심지어 수돗물로 양치질을 하고 마지막에 생수로 헹구고 있는 게 현실인 만큼 창녕의 여과수 등을 거론할 것이 아니라 지리산에 댐을 막아 합천댐과 합쳐 상수원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반드시 만들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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