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염료가 배터리 수명 늘리고 화재 막아

      2021.12.21 12:00   수정 : 2021.12.21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청바지 염료로 더 오래가고 안전한 대용량 배터리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유니스트(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팀은 프러시안 블루 염료를 배터리 분리막에 코팅해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분리막은 배터리 음극과 양극을 분리하는 막을 일컫는다.

전해액, 양극, 음극과 더불어 배터리 4대 구성요소다. 액체 상태 전해질에 담가져 있다. 음극과 양극을 분리하고 리튬이온은 통과시키는 역할을 한다.

분리막에 코팅된 염료가 양극에서 녹아 나온 전이금속 이온을 포집해 이 이온이 음극 쪽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막는 기술이다. 전이금속 이온이 분리막을 그대로 통과하게 되면 배터리 전해액이 고갈되고, 음극 표면에 원치 않는 물질이 끼는 것과 같은 부반응이 잘 일어나 배터리 용량이 줄고 화재 위험이 커진다.



대용량 배터리 소재인 하이니켈 양극소재(니켈 고함량 소재, NCM)는 니켈을 비롯한 전이금속이 양극 밖으로 녹아나오는 용출 현상이 잘 일어난다. 용출된 이온이 음극으로 넘어가게 되면 다양한 배터리 부반응의 기폭제가 된다. 금속 이온이 음극에 달라붙어 전기 저항이 큰 얇은 막을 만들고, 전해액을 고갈시키는 부반응이 대표적이다.

전해액이 고갈되면 배터리 용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또 음극 표면에 생긴 이 얇은 막은 전지 단락과 화재의 원인인 리튬 수지상(전극 표면에 뾰족뾰족한 형태로 자라난 리튬결정) 형성을 촉진한다.

연구진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분리막으로 전이금속 이온을 포집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했다. 프러시안 블루가 다양한 이온을 수용 할 수 있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프러시안 블루를 코팅한 분리막을 쓴 고용량 배터리와 일반 고용량 배터리를 비교 실험해 이 같은 효과를 입증했다.

프러시안 블루로 코팅된 분리막을 쓴 경우 일반 분리막을 쓴 배터리 보다 최종 용량이 30.2% 더 높았다. 배터리 용량 감소를 막은 것이다. 또 코팅 분리막을 쓴 경우 배터리 흑연 음극 표면에서 니켈이 거의 관찰되지 않은 반면 일반 분리막을 쓴 배터리의 흑연 음극에서는 다량의 니켈이 검출됐다.


한편, 프러시안 블루를 코팅하면 분리막의 전해액 친화성이 크게 향상돼 전지 저항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또 코팅된 분리막은 기존 분리막 대비 3배 이상 더 많은 전해액을 머금을 수 있어 전해액 소모에 따른 수명 저하를 추가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코팅법도 간단하다. 복잡하고 비싼 공정이 필요한 세라믹 코팅과 달리 용액에 담그고 꺼내는 방법으로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수준의 얇은 프러시안 블루 막을 코팅할 수 있다.

제 1 저자인 박창현 연구원(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은 “간단한 분리막 코팅기술로 전이금속 용출에 의한 여러 부반응을 해결하고 배터리의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라며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한 수요가 느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에 응용 가능할 것”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UNIST 사업화유망원천기술개발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사업,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인력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소재 전문 학술지인 나노레터스(Nano Letters)에 12월 13일자로 게재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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