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유 풀겠다던 中…'美, 올림픽 보이콧' 이후 무기한 유보
2021.12.27 18:13
수정 : 2021.12.27 18:32기사원문
27일 중국에서 비축유를 담당하는 국가식량물자비축국 홈페이지를 보면 비축유와 관련된 공고는 지난 9월14일을 마지막으로 추가로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당시 '2021년 제1차 국가비축원유 가격 경쟁 거래에 관한 공고'는 국가비축원유 판매 업무 약정에 의거해 공개입찰 방식으로 738만 배럴을 입찰한다고 나와 있다.
대신 비축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식량안보 중요성 지시에 맞춰 식량물자 비축 관리 전문가 육성 등에 관한 내용만 잇따라 올려놓은 상태다. 비축유 방출에 관한 중국 다른 부처의 발표나 관영 매체의 보도 역시 없다.
이는 비축국이 40여일 전인 지난달 중순 "현재 원유 방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첫 공개입찰 때처럼 조만간 홈페이지를 통해 비축유 판매량과 일자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이 화상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서 비축유 방출 동참을 요청했고 △양국 에너지장관 회담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세계 양대국 간 드문 협력의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었다.
그러나 미국이 베이징올림픽 외교적보이콧을 선언하고 신장 인권 문제를 명분으로 중국 기업에 대해 무더기 제재를 가한 이후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앞으로 결연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경고에서 반격의 1차적 의미가 결국 '비축유 방출 비협조'라는 해석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 상승으로 곤두박질치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비축유 방출을 꺼내든 만큼 이를 거부하는 것 자체가 미국 정부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을 것이라는 의미다.
반면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로 비축유를 방출해야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진단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는 전문가를 인용, 비축유 방출은 미국의 요구가 아니라 중국 경제에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펼쳐왔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게도 이익이 되므로 비축유 방출을 추진해왔지만, 국제 원유 가격이 내리면서 그럴 이유가 해소됐다는 취지다. 중국의 전략 비축유는 40~50일 원유 수입 규모에 맞먹는 2억2000만 배럴 수준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23일 전체 정부비축유의 3.3% 규모인 317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는 "중국은 상당량의 원유를 보유하고 있어 서두르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에 복종할 의무가 없고 (비축유 방출에 동참하는 곳과는) 완전히 다른 국가"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